모의 훈련 실시하고 방탄 룸·방탄 필름 설치
총기 옹호자들 “교사에 무기 지급하자” 주장
최근 몇 년 사이 미국 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면서, 학교와 학부모들이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몇몇 학교에서는 ‘방탄 룸’을 만들거나 창문에 방탄 필름을 설치하기도 했다.
미 CNN 방송은 22일(현지시간) 최근 특집 기사를 통해 “총기 폭력은 교실 안팎의 일상을 변화시켰다”며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를 위해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이 투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5월 텍사스주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서 학생 19명을 포함해 21명이 희생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진 뒤, 미국 초등학교들은 학교 보안 시스템을 점검하고, 비상시를 대비한 모의 훈련을 실시했다.
로스앤젤레스(LA)의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사인 멜리사 패리시는 모의 훈련에 대해 “교실에서 노출될 수 있는 모든 창문을 가리라는 지시를 받았고, 그 다음 불을 끄고 조용히 앉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겁에 질려 있던 7세의 학생들에게 “’여기서는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야’라고 안심시켰지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아울러 최근 학교들은 출입문 잠금장치를 보강하고, 학부모를 포함해 방문자 신원 확인 절차도 더 강화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상대로도 소지품 검사를 하고 있다.
2017년 1월 총격 사건이 벌어진 오하이오주 웨스트 리버티-세일럼 고등학교는 이후 시설을 대폭 개선했다. 학교 측은 사건 당시 약 400명의 학생이 교실 창문을 통해 탈출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창문의 방충망을 제거, 내부에서 열 수 있는 비상문 형태로 개조했다.
이 학교가 소속된 교육구 당국은 관할 학교 전체의 교실 창문에 방탄 필름도 설치했다. 크레이그 히송 교육감은 “교실 밖에서 누군가 총을 쏴도 창문이 깨지지 않을 것”이라며 “영원히 막을 수는 없지만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2분 정도는 버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앨라배마주의 한 학교는 2개 교실에 교내에서 총격이 벌어질 경우 ‘방탄 룸’으로 변하는 ‘방탄 화이트보드’를 시범 설치했다. 이 화이트보드는 두 개의 패널로 이어져 있으며, 부착된 고리를 당기면 안쪽에 잠금 장치가 있는 사각 공간이 만들어져서 교사와 학생들이 그 안에 숨을 수 있다.
이 장치를 개발한 회사 ‘KT 시큐리티 솔루션’은 “이 제품이 실제로 사용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폴리에틸렌 섬유로 만들어진 방탄 책가방도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방탄 백팩 제조업체인 ‘가드 독 시큐리티’ 관계자는 “2012년 학생과 교사 26명이 숨진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 이후 제품에 대한 문의가 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방탄 제품 전문점 ‘불렛프루프 존’ 설립자 케빈 림도 2018년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17명이 희생된 총격 사건 직후를 돌아보며 “당시 하룻밤 사이에 방탄 백팩 주문이 폭증했다”고 말했다.
이런 대책에도 불구하고 총기 범죄에 대한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으면서, 총기 소지 권리 옹호자들은 교사에게 무기를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교사들 사이에서는 반대 의견이 우세하다.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가 작년 10∼11월 정규 교육과정 공립학교 교사 97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사의 교내 총기 소지가 안전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절반 이상인 54%가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CNN은 “지난 19일까지 미국의 초·중·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은 최소 37건으로 보고됐다”고 보도했다. 대학 캠퍼스에서 벌어진 최소 16건의 총격 사건을 더하면 총 53건에 달한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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