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DARPA, 아이디어 공개 모집 나서
우주 분야 최강국 미국이 신개념 우주 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나섰다. 중국과 러시아 등 적대국들의 적극적인 우주 무기 개발에 따라 미국도 위기감을 갖게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 국방부 산하 첨단 무기ㆍ과학기술연구 기관인 국방고등연구사업단(DARPA)는 지난 18일(현지 시각) 자체 홈페이지에 올린 '우주 우위를 위한 혁신적 아이디어 공개 모집'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이는 DARPA가 현재 진행 중인 'BRIDGES' 이니셔티브, 즉 국방ㆍ정부시스템 비밀 혁신 추진 프로그램의 두 번째 주제다.
대규모 방위사업체들이 아니라 신선한 기술ㆍ아이디어를 가진 중소기업 또는 스타트업 등 '비전통적(nontraditional)' 범위의 방위 사업체들로부터 우주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혁신적인 발상을 얻어 내겠다는 취지다. 특히 신개념 우주 무기 개발이 최종 목표다. 우주 공간에서 적대적 국가의 공격으로부터 미국의 정찰ㆍ감시ㆍ통신ㆍ공격용 위성 등 주요 자산을 보호하고 상대방 시스템을 공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ㆍ기술을 모색한다.
마이클 오빗 나야크 미 공군 대령은 "민간 우주 산업에선 거대한 혁신이 일어나고 있지만 (국방ㆍ정부 등 공공 분야 우주 조달 시장에서는)긴 일정, 소수만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된 점 등에 따라 새로운 혁신의 수용이 제한될 수 있다"면서 "이는 우주 기반 국가 안보 분야에서 잠재적으로 혁신적인 개념들이 사장되거나 채택되지 않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많은 미해결 문제와 우주 영역의 고유한 잠재력에 대해 최고의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는 혁신가들을 모아 토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우주에서의 우위를 확립하고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지만 모르고 있었던 해법들을 찾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DARPA는 일단 다음 달 1일까지 1차로 이같은 '신개념 우주 무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받을 예정이며, 내년 3월15일까지 추가 접수함과 동시에 아이디어를 평가해 연구 지원ㆍ실제 개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미 공군 산하 우주군(Space Force)에 따르면 현재 개발된 우주 무기들은 지상 발사 대위성 미사일, 적국 위성의 광학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우주 기반 레이저 무기, 지상 기반 전파 재밍ㆍ사이버 공격ㆍ레이저, 공격용 위성 등이 있다. 공격용 위성의 경우 고출력 마이크로파ㆍ전파방해ㆍ레이저ㆍ화학 스프레이ㆍ물리적 충돌ㆍ로봇팔이나 포획용 그물 등을 통해 상대방 위성을 공격하는 개념이다.
미국과 맞서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이들 중 상당수를 개발해 무기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지난해 2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 전파 방해를 통해 유럽연합(EU)의 위성 활동을 집요하게 방해했다. 미국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를 통해 스타링크 우주 인터넷 시스템을 지원하자 해킹에 열을 올리기도 해 한때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2021년 11월엔 위성 요격 미사일을 발사해 실제 자국의 고장 난 위성을 격추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중국도 2007년 비슷한 실험을 성공리에 수행했다. 이미 지상 기반 전파·레이저 교란 능력도 상당하며, 우주쓰레기·재활용 우주선 개발 등을 명분으로 로봇팔 등을 갖춘 궤도 발사체 무기 기술도 개발 중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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