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 11년간 운영
3년차 옷에 디자인 더해 새 상품 탈바꿈
버려지는 옷서 실 추출 '서큘러 패션'도 관심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이 친환경 패션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유행이 지나거나 폐기될뻔한 묵은 옷 3만여벌을 새로운 상품으로 탈바꿈하고, 폐의류에서 실을 뽑아 신상품을 개발하는데 투자와 연구개발을 아끼지 않는다. '지속가능한 패션'을 지향하며 업계에서 차별화된 시도를 거듭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는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재고 의류 3만27벌을 되살려 새 상품으로 업그레이드했다. 2012년 가을 국내 최초로 업사이클링 브랜드를 선보인 뒤 11년간 이뤄낸 성과다. 업사이클링은 단순한 재활용이 아니라 디자인 가치를 더해 새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뜻한다. 래코드 디자이너들은 코오롱FnC 브랜드의 3년 차 재고 의류를 사용해 디자인 요소를 가미한다.
디자이너를 거친 상품은 기성복처럼 공장에서 대량생산하지 않고 제작자 1명이 옷 한 벌을 처음부터 끝까지 손수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총 3명으로 꾸린 래코드 제작자는 내부에서 모두 '장인'으로 불린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봉제 인력은 국내에서 명맥을 찾기 어려워졌고 해외의 값싼 인력으로 쉽게 대체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솜씨 좋은 국내 제작 인력과 인연을 이어가며 래코드의 옷으로 장인정신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래코드는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옷을 더 오래 입을 수 있도록 개인 맞춤으로 다시 디자인하는 '리컬렉션' 서비스도 2016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부모의 옷이나 유행이 지나 입지 못하는 의류 등을 래코드에 의뢰하면 디자이너가 개인 성향이나 트렌드를 고려해 업사이클링 상품을 제작해준다.
올해 3월에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 수선·리폼을 전문으로 하는 박스 아뜰리에를 개설했다. 전문가인 '리메이커'가 이곳에 상주하면서 수선뿐 아니라 오래되거나 싫증 난 옷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꿔주는 맞춤형 리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박스 아뜰리에 코엑스점이 개장한 이후 지금까지 수선·리폼 의뢰 1549건이 접수됐다.
버려지는 의류에서 실을 뽑아 새 옷을 만드는 '서큘러(순환) 패션' 사업도 코오롱FnC가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다. 앞서 코오롱FnC는 자회사 케이오에이(KOA)를 통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지난 12일 '몽골·베트남 서큘레이션 센터 구축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KOA가 몽골에서 진행한 지속가능 캐시미어 소재 사업에서 착안해 캐시미어 단일 소재 폐의류와 의류를 제작하고 남은 원단, 재고 의류 등을 수거하고 이를 색상과 용도별 분류한 뒤 재사용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는 섬유 순환 센터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향후 베트남에도 서큘레이션 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캐시미어 외 다른 소재로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유동주 코오롱FnC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임팩트실 이사는 "현재 많이 통용되는 폐플라스틱의 의류 소재화는 그 자체로 적지 않은 탄소발자국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서큘러 패션 시스템을 구축해 사회·환경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새로운 사업을 발굴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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