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ISA 납입 한도 3배 확대
저성장·저금리 日 대신, 해외 투자 증가 전망
블룸버그 "엔화 가치 떨어뜨릴 것"
일본 정부가 내년부터 개인의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를 확대키로 하면서, 엔저 현상이 중장기적으로 더욱 가속화 될 수 있다고 15일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통신에 따르면 일본 가계 저축 규모는 총 1107조 엔으로, 이 자금 중 일부가 비과세 혜택을 노리고 NISA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NISA는 일본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로 개인이 일본 또는 해외 주식, 채권에 투자해 수익이 발생하면 비과세 혜택을 제공한다. 일본 정부는 개인 자산소득을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NISA 투자한도를 현재 120만 엔에서 내년부터 360만 엔까지 3배 확대한다.
시장에선 NISA 자산이 현재 총 500억 달러 수준(3월 말 기준)에서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투자자들은 금리가 낮은 일본보다는 해외 주식으로 눈을 돌릴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NISA의 해외 주식과 펀드 자산은 2015년 이후 연평균 30% 넘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현상이 가속화되면 중장기적으로 엔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전망이다.
도쿄 소재 NLI 리서치 인스티튜트의 츠요시 우에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NISA 확대는 분명 해외 투자 확대를 견인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해외 자산에 정기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지속적인 엔화 매도를 초래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일본의 저성장 전망과 낮은 수익률은 일본 밖으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11%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금리인상과 일본의 통화완화 정책 지속으로 미일 금리 격차가 커진 여파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최근 마이너스(-) 금리 해제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당분간 양국의 금리 격차는 크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미쓰비시 UFJ 국제자산관리의 타카유키 야기 NISA 마케팅 차장은 "새로운 NISA 시스템은 투자 여건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며 "많은 투자자가 엔화 가치가 중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외화나 해외 투자 베팅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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