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의도적인 맞춤법 일탈이 어느 정도 허용되는 분위기지만, 잘못된 맞춤법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호감 있는 이성이 아프다는 말에 "빨리 낳으세요"라고 문자를 보내는 것 같은...호감 있는 이성에게 어서 출산을 하라는 소리는 '무지'로 해석되어 관계 진전의 가능성을 일축할 때가 많다. "2년간 사겼다"는 말도 같은 맥락. 교제했다는 의미라면 '사귀었다'가 맞는 말이다. '사겼다'는 그와 함께한 2년의 시간이 사기였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계산대 앞에 선 점원의 "5만원이세요"라는 말은 사람보다 돈을 높이는 어색한 상황을 연출한다. 20여년간 '우리말'에 천착한 저자는 일상 예문과 예시를 통해 헷갈리기 쉬운 맞춤법을 바로 소개한다.

[책 한 모금]좋아하는 이성에게서 답장이 없다…"빨리 낳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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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은 전체를 이루는 작은 범위 또는 전체를 몇 개로 나눈 것의 하나를 뜻한다. 사과를 세 쪽으로 자르면 나누어진 세 개가 각각 부분이 된다. 사과의 썩은 면적이 있다면 그것은 썩은 부분이다. “썩은 부분을 잘라내고 깎아라”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등처럼 사용된다. ‘부분’의 의미나 용법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문제는 ‘부문’이다. ‘부문’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나눠 놓은 갈래를 뜻한다. 사회과학 부문, 자연과학 부문 등처럼 정해진 기준에 의해 인간이 분류해 놓은 것이다. 문화·예술·학술 등에서 분야를 나누어 놓은 것은 ‘부문’이라 불러야 한다. - p.60~61, 「부문/부분」 중에서


우리말과 관련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데’와 ‘대’ 구분이다. 가령 “그 사람 곧 결혼한데/결혼한대”라고 할 때 어느 것이 맞는지 헷갈린다는 것이다. 구분은 간단하다. 직접 들은 것이냐, 다른 사람에게서 들은 것이냐로 따지면 된다. ‘~데’는 자신이 직접 보거나 들은 사실을 남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결혼한데”라고 하면 이 사실을 직접 보거나 듣고 전달하는 것이다. ‘~대’는 남이 말한 내용을 간접적으로 전할 때 쓰인다. 즉 “~결혼한대”라고 하면 다른 사람에게서 들은 얘기를 전달하는 것이다. - p.62~63, 「~데/~대」 중에서

일상에서 자주 쓰면서도 많이 틀리는 낱말 가운데 하나가 ‘으레’다. ‘으레’는 ‘두말할 것 없이 당연히’를 뜻한다. “그는 으레 남 탓을 한다” “으레 와 있어야 할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처럼 사용된다. 비슷한 모양을 한 ‘으례’나 ‘의례’는 잘못된 말로 ‘으레’로 고쳐야 한다. ‘의레’나 ‘으레껏’이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간혹 있는데 이 역시 존재하지 않는 낱말이다. - p.131, 「으례/으레」 중에서


사물을 복수로 만들 때 쓰이는 접미사 ‘~들’을 남용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말에서는 이야기 앞뒤의 흐름으로 복수임을 짐작할 수 있거나 문장 속에 있는 다른 어휘로 복수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경우 ‘들’을 붙이지 않는다. 복수에 꼬박꼬박 ‘들’을 붙여 쓰는 것은 영어식 표현이다. “먹자골목에는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다”를 예로 들면 ‘늘어서 있다’는 서술어로 복수라는 것을 알 수 있으므로 ‘음식점’에 ‘들’을 붙일 필요가 없다. “먹자골목에는 음식점이 늘어서 있다”는 표현으로 충분하다. - p.155, 「‘~들’을 줄여 쓰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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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맞춤법 수업 | 배상복 지음 | 사람in | 256쪽 | 1만7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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