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반도체·태양광으로 매출 다변화
자회사 필에너지는 2027년 매출 7000억 목표
"사업을 다각화해 2027년에는 매출액 3000억원을 달성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강상기 필옵틱스 부사장은 경기 오산 본사에서 코스닥협회 주관으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이 같은 목표를 밝혔다.
필옵틱스는 2008년 설립됐다. 처음에는 모바일 기기 제조 때 적용되는 레이저 응용 장비, 노광기, 라미네이터 등 설비를 개발해 생산하는 디스플레이 장비 전문 기업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최근에는 반도체, 태양광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별도기준 상반기 매출액은 847억원, 영업이익은 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2.3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3.64% 감소했다.
본사 4층에서 진행된 IR에서 강 부사장은 필옵틱스가 사업 다각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먼저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채택하는 제품 증가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필옵틱스는 레이저 기술을 활용한 폴더블 및 IT 제품용 OLED 장비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필옵틱스는 IT용 8.6세대 OLED 투자가 본격화됨에 따라 신공정 핵심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 지난 6월 관련 장비로 약 800억원 규모의 수주를 받은 바 있다. 일부는 연내 공급할 예정이다. 강 부사장은 "A사가 OLED 채용을 계속 늘리고 있다"며 "OLED 확장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옵틱스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은 것은 반도체 패키징 사업이다. 최근 챗 GPT 등으로 고성능 컴퓨터 수요가 늘면서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어드밴스드 패키징 장비가 더 많이 필요할 전망이다. 특히 패키징에는 유리가 대세가 되고 있다. 실리콘 대비 원가 절감이나 전력 효율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필옵틱스 개발한 장비는 기판에 홈을 뚫는 TGV(Through Glass Via)를 비롯해 DI 노광기, ABF UV 드릴링 등 총 3종류다. 강 부사장은 "TGV의 경우 초기에는 불량률도 높고 시간도 오래 걸렸지만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며 "현재는 결함률도 5% 내외로 낮췄고 걸리는 시간도 기존 10시간에서 1시간 내외로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신사업인 태양광사업을 준비 중이다. 회사가 보유한 레이저 응용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신규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그는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추세로 가고 있다"며 "태양광 수요는 앞으로도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관련 사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IR에는 필옵틱스의 자회사인 필에너지 도 함께했다. 필에너지는 노칭과 스테킹을 통합한 일체형 장비를 주력으로 공급하고 있는 업체로 올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필에너지는 자사의 가장 큰 강점을 고객사가 원하고 필요한 제품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형노 필에너지 부사장은 "우리 제품은 기존 장비 대비 생산 속도가 빠르고 자동화와 지능화가 돼 있다"며 "이를 통해 고객사의 인건비는 줄이고 생산성은 향상시킨다"고 말했다.
필에너지는 기존 제품 외로 46XX 배터리 와인딩 장비를 준비 중이다. 46XX 배터리는 테슬라를 시작으로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채택하고 있는 제품이다. 앞으로 성장성이 클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이 부사장은 "46XX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새롭게 성장하는 것이 아닌 기존 제품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객이 원하는 사양에 맞춰 가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필에너지는 차세대 배터리에 맞는 장비도 준비하고 있다. 리튬-메탈 배터리와 고성능 3D 배터리다. 이 부사장은 "리튬-메탈 배터리는 내년 하반기에 검증을 마무리한 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성능 배터리는 단기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향후 시장을 기대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필에너지는 2027년 개별기준 매출액 7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IR을 마무리 짓고 회사 생산공장과 연구시설을 방문했다. 1층에서는 필옵틱스와 필에너지의 장비를 만들고 있었다. 1층 공장은 2곳으로 나뉘어 있는데 한쪽에는 필에너지의 제품이 가득 차 있었다. 회사는 2공장이 완성되면 생산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필옵틱스의 본사는 공사가 한창이다. 본사인 1공장 옆에 2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은 필옵틱스의 자회사인 필에너지의 생산능력을 높여줄 공장이다. 기존 연간 2000억원 규모에서 5000억원 규모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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