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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트렌드]100세까지 산다는 것, 장수마을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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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트렌드]100세까지 산다는 것, 장수마을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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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까지 살고 싶으냐’는 여론조사에서 일본 사람은 22%가, 한국 사람은 51%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한다. 일본의 100세 이상 인구는 9만명에 달하고, 한국은 1만명 가량이다. 오래 사는 것이 당연히 상대적으로 더 좋은 것 같은데 이유가 궁금하다. 우리나라 초고령화가 세계 최고 속도이긴 하나, 고령화를 겪은 역사가 일본보다 짧은 탓에 아직 모르는 것들이 있는 것일까? 우리는 장수시대를 맞이해 ‘어떻게 오래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이제 시작하는 것 같긴 하다. 얼마 전의 일이다. 정기적으로 술 한잔을 나누는 모임에서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가 화제로 올랐다. 누군가는 현재 기대수명을 예로 들면서 여성인 자신은 최소 90세일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지인은 80세까지만 살아도 좋으니, 질병 없이 잠들듯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했다.


미국 조지아주립대 데이비드 매카시 박사와 연구팀은 1880년 이래 자연사한 인간의 수명을 종합 분석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진행된 인간 수명 연장 추이로 볼 때, 1970년에 태어난 사람들이 최대 141세까지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194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최대 125년까지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튜브 과학 채널들은 요즘 10대 절반이 평균 104세까지 산다고 주장한다. 수명 자체가 길어진다고 모두 입을 모은다. 그런데 최근 104세 김형석 철학자의 인터뷰에서 ‘정신력으로 살고 있다’는 말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았다. 그는 ‘95세부턴 정신이 몸을 이끌며 정신건강이 신체적으로 노쇠한 육신을 업고 다닌다’며 ‘120세까지 사시라는 말이 어렵다’고 느낀단다. 오래 살면서도 건강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흥미로운 탐험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100세까지 살기’에서 작가 댄 뷰트너는 전 세계 장수촌으로 꼽히는 다섯 지역을 방문했다. 그곳 주민들이 긴 수명을 누리며 활기찬 삶을 살아가는 비밀을 밝혀보려 한 것이다. 첫번째 방문지는 일본 오키나와였다. 수세기에 걸쳐 장수도시였던 시골을 찾았다. 먼저, 적게 먹는 이야기가 나온다. 80%정도 배가 찬 듯하면 그만 먹는다는 ‘하라하치부’라는 말이 따로 있을 정도다. 골고루 다양하게 먹는다. 독특한 점은 마을 지인들끼리 돈을 모아 어려울 때 금전적 혜택을 제공하는 돈독한 사교모임이다. 서로 친하게 지내고, 함께 악기를 다루며 노래하고 춤춘다. 이뿐만 아니라 90세가 넘은 노인들이 바늘에 실을 꿰고 재봉틀을 사용해 옷을 만들고 정원을 가꾼다. 억지로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저강도의 신체활동을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전쟁이란 비극을 겪고 살아남았다며, 노인들은 일종의 사회적 임무나 목적의식인 ‘이키가이’를 말했다. 아침마다 눈뜨는 이유를 알고 있다며 ‘은퇴’없이 70세건, 80세건, 90세건 계속 일한다.


이탈리아 사르데냐에서 뜻밖의 발견도 다룬다. 2000년이 도래하기 전, 국제 장수학회에 100세 밀집 지역에 대한 잔니 패스 박사의 연구가 발표됐다. 여러모로 환경이 불편한 절벽, 산악지대 마을이었다. 장수와 어떤 연관이 있는가 여러 가설을 세우고 각 직업군을 조사했다. 100세 노인 300명을 조사했더니, 거주마을의 경사 때문에, 이 마을에 산다는 것이 에너지를 추가로 소모해야 하는 활동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100세 이상 부부 장수도 흔했는데, 첫번째 이유가 계단과 같은 경사라면, 두번째 이유는 건강한 탄수화물 섭취, 세번째 이유는 스트레스 관리였다. 생활 속 스트레스가 있었지만, 만성이 아니었고,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장수 마을이지만 요양원 같은 노인시설 자체가 없었다. 공동체의 기초는 대가족이었고, 소그룹으로 돌아가면서 돌봐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노인 역시 돌봄을 받기만 하지 않고 산책도 하고 요리도 하며 가족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안정감을 주는 역할을 한다. 놀랍게도 고려장이 있던 마을인데, 70세인 아버지를 버리지 않고 몰래 숨겼던 남자가 노인의 지혜를 활용해 승승장구했다는 사례가 밝혀지면서 변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미국 교외 종교마을 ‘로마린다’ 이야기도 담겼다. 재림파 신도들은 건강한 운동과 생활패턴을 섬긴다. 87세에도 하루 3시간씩 피클볼을 친다. 운동과 공동체가 중요한 곳으로 평소 생활습관을 중시하고, ‘누군가에게 내가 필요하니까 해요’란 말들을 자주 했다. 활동을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유지하고 있었다. 즉, 신체활동과 봉사활동(인류를 위해 일하는), 식단 관리를 통한 영양 강조, 신앙을 통한 시간의 안식처로써 참된 휴식을 취한다. 좋은 집단에 소속되는 기쁨을 나누는 것이 비결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장수 마을은 어딜까? 서울대 의대 박상철 교수가 지난 20여년간 한국의 대표적인 장수벨트 지역 100세인들의 변화를 추적한 연구서 ‘한국의 백세인-20년의 변화’를 참고할 만하다. 10년 전인 2013년 통계로는 전북 순창군이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 비율이 28.9%로 가장 높았다. 이 지역 주민들 역시 마을 재료로 요리하고, 채식 위주의 식생활을 하고 밤을 재배하며 많이 걷는다. 그다음으로는 제주도, 담양, 함평 등이었다. 지역 자체보다는 개인 노력이 장수비결이라고 한다.


현재의 100세인은 대부분 자식이 여러 명이라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국가 재정 역시 한계가 명확해 보인다. 그럼 우리 스스로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는 방법, 즉 좋은 생활 습관과 연대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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