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기후동행카드 동참, 인천시·경기도 의지와 능력의 문제"

서울시장, CBS라디오 인터뷰
"서울부터 시작해 효과 보면서 확대"
"K패스와 중복? 건전한 정책 경쟁"

오세훈 서울시장이 월 6만5000원에 서울지역 버스와 지하철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에 인천시와 경기도가 동참하는 문제와 관련해 "인천시, 경기도 의지와 능력의 문제"라며 "의지만 있다면 서둘러 협상을 마무리해 동참한다면 내년 1월부터 함께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13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11일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에서 승차해 경기·인천 등 다른 지역에서 하차하는 경우에도 이용할 수 있지만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승차할 때는 쓸 수 없다.

이에 경기도와 인천시는 인접 지자체와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 발표라며 반발했다. 수도권 3자 지자체가 함께하는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이에 대해 "서울시부터 시작하는 게 순서라고 생각했다"며 "인천시와 경기도까지 함께 논의를 완벽히 마쳐서 시작하려면 아마 올해 중에 시작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후동행카드 도입시행 기자설명회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러면서 인천시와 경기도의 경우가 다르다고 봤다. 오 시장은 "인천시는 서울과 구조가 비슷한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어 결단만 있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경기도는 구조가 좀 달라서 버스 준공영제가 아니다. 200개 내외 업체와 다 협상이 필요해 장기간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의 시행 효과를 지켜보면서 그런 걸 참조로 해서 경기도가 서두르는 것이 오히려 수도권 주민들께 빨리 혜택을 보게 해 드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일방적 독주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협의 과정에서 보안을 유지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인천 쪽 출입하는 언론사에서 기사를 먼저 쓰면서 혼란이 있었다. 그래서 목요일(14일) 발표 예정이었던 것을 월요일(11일)로 급히 앞당겼다"며 "인천 같은 경우 충분히 검토할 여유가 있었는데 그런 사정으로 앞당겨졌지만 지금이라도 하면 내년 1월 시범사업에 동참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의 K패스 사업과의 중복된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그것은 굉장히 표피적, 피상적으로 관찰한 것"이라며 "현명한 소비자들은 소비 패턴을 다 계산하기 때문에 그분들 입장에선 즐거운 선택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오 시장은 "왜 충돌이라고 표현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즐거운 선택을 하는 건전한 정책 경쟁인데 그걸 회피할 이유는 없다. (국토부가 꺼리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