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월요일인 11일(현지시간) 이번 주 공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주요 지표들의 발표를 앞두고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특히 테슬라가 10% 이상 뛰어오르면서 빅테크 중심으로 랠리가 확인됐다. 이번 주에는 인플레이션 지표 외에도 소매판매 ,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조사 등 주요 지표들의 발표가 예정돼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87.13포인트(0.25%) 상승한 3만4663.72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9.97포인트(0.67%) 높은 4487.4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6.37포인트(1.14%) 오른 1만3917.89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에서 에너지, 산업 관련주를 제외한 나머지 9개주가 일제히 올랐다. 특히 임의소비재, 통신 관련주의 오름폭이 두드러진다. 전기차기업 테슬라는 모건스탠리가 투자의견을 상향하면서 전장 대비 10%이상 뛰었다. 퀄컴은 애플이 퀄컴 칩을 3년간 더 쓰기로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4%가까이 상승했다. 메타플랫폼은 새로운 인공지능(AI) 시스템 개발 보도가 나오면서 3% 이상 올랐다. 다음날 신형 아이폰15 출시를 앞둔 애플은 강보합에 마감했다. 월트디즈니가 대형 케이블회사인 차터커뮤니케이션과 합의했다는 소식에 양사 주식은 각각 1%대, 3%대 상승했다. 반면 JM스커머는 호스테스 인수 소식으로 7%이상 내렸다. 셰브런(-2.06%), 엑손모빌(-1.25%) 등 대표 에너지주들도 부진했다. 엔비디아, AMD도 약보합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공개되는 주요 지표를 대기하면서 향후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향방을 가늠하고자 하고 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Fed 당국자들 사이에서 금리 인상 필요성에 대한 확신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분위기를 보도하면서 긴축 경계감은 다소 덜어진 모습이다.
오는 13일에는 Fed의 통화정책 향방을 가늠하는 데 주요 힌트가 될 수 있는 미국의 8월 CPI가 공개된다. 최근 유가가 뛰면서 8월 CPI 상승률은 3.6% 안팎에서 전월 상승폭을 소폭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4%대 초반으로 둔화할 전망이다. 이어 14일에는 도매물가 격인 미국의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공개된다. 통상 도매물가 상승분은 향후 소비자 물가로 전가된다는 점에서 주시할만하다. 같은날 8월 소매판매도 발표될 예정이다. 월가에서는 앞서 반등했던 소매판매가 이번에 둔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15일에는 미시간대의 소비자심리조사가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9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여전히 93%이상 반영 중이다. 11월 동결 전망은 54%대를 나타냈다. 다만 이번주 공개되는 CPI 등 인플레이션 지표의 상승폭이 시장 예상을 웃돌 경우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도 재차 힘이 실릴 수 있다. 올해 남은 FOMC는 9월, 11월, 12월 등 세 차례다.
모건스탠리의 크리스 라킨은 "이번주는 ‘좋은 소식은 좋고, 나쁜 소식은 나쁜’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시장의 단기 반등은 이번주 인플레이션 지표, 특히 CPI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예상보다 더 뜨겁게 나올 경우 Fed가 더 매파적으로 변해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질수있다"고 전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금융콘퍼런스에서 미 경제가 앞으로 몇년간 호황을 누릴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큰 실수"라며 중앙은행의 양적긴축, 우크라이나 전쟁 등 위험이 이어지고 있다고 경계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소폭 상승 중이다.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29%선에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4.98%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 달러화는 압박을 받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0.5% 이상 내린 104.5선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애플의 아이폰15 출시 소식도 주목하고 있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주가 움직임은 시장 전체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는 요소로 손꼽힌다. 지난 주에는 중국 당국의 아이폰 금지령 소식에 애플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기술주 전반의 투심도 악화했었다. 인스타카트, 클라비요는 로드쇼를 통해 기업공개(IPO) 행보에 본격 나섰다. 인스타카트는 이날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주식 공모가격 희망 범위를 주당 26∼28달러로 제시했다. 희망가격을 적용한 인스타카트의 상장 후 기업가치는 86억∼93억달러(11조5000억~12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오는 13일에는 올해 IPO 대어로 꼽히는 Arm이 공모가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주에는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있다. 현재로선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이밖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러시아로 향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날 유가는 차익실현 압박이 커지면서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2센트(0.25%) 하락한 배럴당 87.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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