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회장 내정자 "돈만 벌면 된다?...금융 패러다임 변화"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된 양종희 부회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약식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내정자는 11일 "금융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사회적 책임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그룹을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양 내정자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신관에서 최우선 과제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동안 기업들은 '돈만 벌면 된다'는 식이었지만, 앞으로 금융산업은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도움이 되고, 조화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양 내정자는 이어 그룹의 주요 과제로 신용리스크 문제와 인도네시아 현지 계열사인 KB부코핀은행의 정상화를 지목하면서 "전환기에 나타날 수 있는 여러 조직적인 이완 현상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우선 과제 중 하나인 KB부코핀 은행에 대해선 "국내에서도 부실 회사를 인수해 정상화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데, (KB부코핀은행은) 인수 시점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왔고 부실 회사를 값싸게 인수하다 보니 더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서 "비용 절감의 측면에서 틀을 잡고 있고, 인력·IT 등 시스템을 구축하는데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봐 달라"고 전했다.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된 양종희 부회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약식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양 내정자는 또 추가 인수합병(M&A)에 대해선 "전반적인 포트폴리오가 갖춰져 있어 M&A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면서도 "주주들이 요구하는 기업가치 향상이란 측면에서 검토하는 한편, 최근 금융산업이 금융뿐 아니라 비금융 부분도 함께 갈 수 있는 흐름인 만큼 이런 측면도 고려하겠다"고 했다.

내부 출신 회장 중 유일하게 은행장을 역임하지 않았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선 "이사회에서도 그런 질문이 있었으나, KB금융은 승계 절차를 검토할 때 은행장은 한 사람밖에 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사업부문제, 부회장직 등 후보들이 골고루 경험할 수 있는 절차와 시스템을 운영했다"면서 "저도 은행에 20년 근무했고 사업부문제와 부회장직을 통해 은행과 그룹 전반에 대해 학습한 만큼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양 내정자는 최근 KB국민은행 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통해 부당이득을 얻는 등 내부통제 문제가 제기된 데 대해선 직접 고개를 숙였다. 그는 "결국엔 자발적 내부통제가 가장 중요하고, 이 과정엔 디지털적인 부분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내부통제에 어떻게 디지털을 도입하고, 또 이를 시스템화 할 수 있는지 적극적인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