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L투자사, 회사채·CP 발행 크게 늘려
PF정상화펀드·사모펀드 설정도 잇따라
금융회사들이 매각하는 부실채권(NPL)에 투자하려는 자금 조성과 외부자금 조달도 활발해지고 있다. 투자자는 채권 원리금을 대폭 할인한 가격으로 NPL을 매입한 후 채권 회수율을 끌어올려 이익을 남긴다. 일례로 원리금 1000억원짜리 대출을 600억원에 매입한 후 700억원을 회수해 100억원을 남기는 식이다.
은행권 NPL은 주로 민간 NPL 전문 투자사가 인수한다. 대표적인 민간 NPL 투자사로는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등이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한 연합자산관리(UAMCO), 은행 계열의 우리금융에프앤아이(우리F&I)와 하나F&I, 증권사 계열의 대신F&I와 키움F&I 등이 경쟁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과 코람코자산운용 등의 자산운용사는 관련 펀드를 조성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부동산 관련 대출을 주로 인수한다.
NPL 투자회사, 자금 조달 잇따라
NPL 투자 1위 사업자인 연합자산관리는 지난달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려고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나섰다. 3년물 1200억원, 5년물 800억원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했는데 각각 9000억원, 51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연합자산관리는 3년물을 2400억원으로, 5년물을 1600억원으로 증액해 총 4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앞서 1월에도 7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시도해 1000억원으로 증액해 자금을 확보했다.
대신F&I·하나F&I·우리금융F&I도 외부 자금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대신F&I는 8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조달에 나서 145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고, 앞서 5월 하나F&I는 1500억원어치의 회사채 발행에 나서 2940억원으로 늘려 발행했다. 우리금융F&I는 현재 NPL 매각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8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 수요가 몰리면 최대 1500억원까지 채권 발행을 늘릴 계획이다.
NPL 투자사들은 1년 미만의 초단기 자금 조달 수단인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포함) 발행도 활발히 늘리고 있다. 연합자산관리는 올해 2월까지 CP 발행을 하지 않다가 3월부터 발행을 늘리기 시작해, 9월 들어 8100억원까지 잔액을 늘렸다. 대신F&I의 CP 잔액은 연초 7000억원에서 최근 1조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하나F&I도 1000억원대이던 CP 잔액을 8000억원대로 늘렸다.
IB업계 관계자는 "민간 NPL 투자사들이 추진하던 보유 기업 매각과 지분 인수, 기업투자 등을 끝내고 올해 하반기부터 NPL과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위해 자금 조달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사들이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조달 비용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면서 "일부 고금리 차입금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차입금으로 차환하려는 수요도 늘었다"고 전했다.
펀드 조성도 활기…NPL 확보 경쟁 치열
NPL 투자를 위한 펀드 조성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1조원 이상의 ‘부동산 PF 사업장 정성화 지원 펀드’ 조성을 마무리했다. 위탁운용사로는 부동산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을 비롯해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을 선정했다. 이들 운용사가 NPL 매입과 정상화를 추진한다.
하나금융지주는 계열 운용사를 통해 2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등 금융지주사 차원의 PF 투자 펀드를 활발하게 조성하고 있다. 캠코와 금융지주사 주도로 만들어지는 PF 정상화펀드는 사업 진행이 잘 이뤄지지 않는 착공 전 단계의 브리지론 PF를 인수한 후 본PF를 지원하는 방법으로 사업장 정상화를 모색한다.
NPL에 투자하는 사모펀드 조성도 늘고 있다. 국내 대표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서울 강동구 성내동 오피스텔 개발사업의 선순위 담보대출채권을 인수하기 위해 6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조성했다. 앞서 4월에는 중고차 매매단지를 담보로 한 선순위담보대출채권에 투자하기 위해 400억원 규모의 NPL펀드를 만들기도 했다. 조만간 3000억원 규모의 NPL 4호펀드 조성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투자기관이 늘어나면서 입찰 경쟁이 치열해져 NPL 투자 수익성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투자기관 관계자는 "NPL 투자는 매입 가격을 낮춰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데 입찰 경쟁이 심해지면서 투자기관들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투자손실 위험이 크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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