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미국의 수출 통제를 뚫고 첨단 반도체 공정으로 만든 최신형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해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의회에서는 중국의 제재 위반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일(현지시간) 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중국 SMIC가 생산한 7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칩이 내장된 화웨이의 새 스마트폰 출시와 관련해 "(중국 SMIC가) 미국의 제재를 위반한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밝혔다.
네덜란드를 방문 중인 매콜 위원장은 이날 헤이그 미국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MIC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SMIC는 미국의 지적 재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저사양 반도체 칩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첨단 반도체가 아닌 레거시 칩(구형 반도체)도 살펴봐야 한다"면서 관련 규제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중국뿐 아니라 서방 언론들은 미국이 동맹국까지 끌어들여 대중국 기술 제재 수위를 높이는 와중에 중국이 독자 기술 개발로 미국 견제를 뚫어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영국 한 언론은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을 중단한 지 4년 만에 메이트 60 프로를 내놓으면서 중요한 이정표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제재가 중국 핵심 기술 발전을 막는 데 실패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고, 블룸버그 통신은 "SMIC는 공정 전반에 미국 기술을 사용하고 있으며 SMIC가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미국 정부의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테크인사이트를 인용해 화웨이의 새 스마트폰을 분해한 결과 7나노 반도체인 '기린 9000s'를 탑재하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기린 9000s는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SMIC와 손잡고 개발한 반도체로, 이 칩이 스마트폰에 사용됐다는 게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화웨이는 해당 스마트폰에 사용된 프로세서나 몇세대 이동통신이 가능한지에 대해 밝히지 않았으며 반도체를 구입한 경로 등에 대해서도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달 말 보도한 바 있다.
메이트 60 프로가 7나노 반도체를 탑재했다는 사실에 언론들이 주목하는 건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가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첨단 반도체 기술 수출 통제 조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메이트 60 프로를 구동하는 반도체의 정확한 성격과 구성에 대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프리미엄아울렛인데 '1만9900원' 티셔츠만 '줍줍'...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