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러시아 원유 감산에 유가 급등
中 부동산 위기 경제로 퍼지면 위안화 약세
중국 위안화 약세와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우려로 미국 긴축 종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강달러’ 귀환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330.5원에 장을 마치며 2거래일 연속 1330원대에서 마감했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중국 구매관리자지수(PMI) 지표 실망감에 따른 위안화 약세가 원화 가치를 짓누르면서 환율은 지난 8월23일 이후 9거래일 만에 1330원대로 올라서며 장을 마쳤다. 중국의 8월 서비스업 PMI는 51.8로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을 뿐 아니라 연중 최저치였다. PMI는 재고, 고용, 매출 등 기업이 체감하는 업황을 수치화한 값이다.
중국 경제 지표 부진으로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위안화 동조 현상을 보이는 원화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경기를 살리기 위해 증시 활성화 대책 등 다양한 부양 정책을 가동하고 있으나, 효과로 이어지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국의 부동산업계 위기가 경제 전반으로 퍼질 가능성도 여전하다. 디폴트 위기에 서 있던 부동산 회사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달러 채권 이자를 만기 직전 상환하며 간신히 파산 위기를 모면했으나, 앞으로도 상환 일정이 남아있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비구이위안뿐만 아니라 중국 상위 50대 부동산 개발기업 중 34개사가 역외채권 지급 능력이 없으며, 나머지 16개사도 이달 중 15억달러의 채권 원리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부동산 불안이 금융 위기로 퍼지고 중국 경제 불안으로 확산되면 위안화 가치는 더 떨어지게 된다.
최근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는 국제유가도 변수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반등의 주요 요인으로, 미국의 긴축 압력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감산 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이란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며 증산을 유도하고 있는데, 파격적인 수준으로 증산하지 않는 이상 유가는 앞으로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제유가가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하면서 진정되는 물가를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1일 발표된 미국의 8월 고용 지표가 둔화 조짐을 보임에 따라 시장에서는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이 커졌지만, 향후 유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통화정책을 둘러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유가와 중국 부동산 문제가 변수가 돼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되기 힘든 조건이 됐다"며 "변수가 악화한다면 한국경제 펀더멘털 문제로도 이어져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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