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 경남 합천군 대병면 함양~울산고속도로 합천호 나들목(IC)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이주노동자 사망 사고를 둘러싼 사측과 고인 측의 갈등이 첨예하다.
미얀마 국적의 20대 A 씨는 B 건설과 하도급 계약을 맺고 해당 공사를 진행한 C 산업 소속 노동자로 사고 현장에서 신호수로 일하다 25.5t 트럭에 치여 숨졌다.
A 씨의 시신은 현재 장례 절차 없이 합천의 한 장례식장에 안치된 상태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사고에 관해 산업재해에 관한 조사와 함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 등을 검토 중이다.
1일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A 씨 유족 변호인들은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산업재해를 인정하지 않고 보상을 회피한다고 주장했다.
A 씨 유족 측 변호인은 “사측은 회사 책임을 피하고자 산업재해가 아니라 일반 교통사고인 것처럼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한다”고 말했다,
“사측은 피해자 어머니에게 민·형사 등 권한을 위임받은 변호사를 배제한 채 미얀마 대사관 노무관을 통해 피해자 어머니와 영상통화를 하는 등 직접 접촉을 시도했다”라며 “피해자 시신을 유족 측 변호사나 경남이주민센터에 알리지 않고 화장하려 하기도 했다”고도 했다.
변호인은 “사측은 협상을 이어나가는 척하면서 뒤로는 산재가 아니라는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며 “적정한 합의금이나 산재보험 등 한국 법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유족과의 협상에서 변호사인 대리인을 배제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 산업 관계자는 “사고 당일 현장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산업재해 및 중대재해에 관해 현장 관계자와 트럭 운전자 등이 조사를 받았다”라며 “이미 사고 발생 신고가 됐고 조사도 받은 걸 우리가 산재 여부를 따질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민사나 형사 합의와 별개로 유족이 원하는 대로 장례를 치르려 한 것”이라며 “장례 절차나 일정에 관해 먼저 말하거나 임의로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대사관 측에서 고인 장례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며 만남을 청해 대사관을 찾았고 통역사와 함께 영상통화를 하게 됐다”며 “그날 유족 측이 장례를 빨리 치르고 싶으니 9월 2일 화장해 달라고 하길래 그에 맞춰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유족 측 변호사에게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장례를 치를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라며 “확인이 필요할 것 같아 지난달 30일 대사관에 문의했고 유족 측이 장례를 미루길 원한다는 답을 받아 준비를 멈췄다”고 덧붙였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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