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강서구 3선 김성태…총선 역할 기대
與, 김태우 고심…보궐 대신 총선 출마설도
내년 4월 제22대 총선과 오는 10월 서울 강서구 보궐선거를 앞두고 강서구 지역이 주목받고 있다.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피선거권을 회복해 재선을 노리는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출마 여부를 놓고 정치권 관심이 쏠린 데 이어 이번엔 당 중진인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의원의 정치 재기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김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서을 조직위원장으로 확정됐다. 당협위원장이 되면 해당 지역구 총선 공천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기 때문에 그가 강서을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김 전 의원은 전통적인 보수 정당 험지로 꼽히는 강서구에서 내리 3선(강서을·제18대~20대)을 지낸 인물이다. 2020년 제21대 총선에는 "보수우파와 우리 당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내 수도권 위기론이 불거진 상황에서 김 전 의원이 수도권 선거에서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지난달 31일 오후 YTN '뉴스나이트'에서 "김 전 의원 같은 경우는 사실 저희한테는 굉장히 큰 힘이 된다"며 "서울 서부 쪽이 험지로서 우리 당에는 굉장히 어려운 곳인데 김 전 의원은 강서구 험지에서 3번 내리 당선이 됐고, 원내대표까지 했던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상당히 나름대로 합리적인 중도 지향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계신 분이어서 김 전 의원이 이번에 사면되면서 피선거권을 회복해서 다시 강서의 조직위원장이 됐다는 것은 내년 선거에서 수도권에서 일정 정도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좋은 징조"라고 평가했다.
김성태 전 의원도 서울 서남권 지역 선거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이번 총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 전 의원은 1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조직위원장을 맡게 된 것에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 사지나 다름없는 수도권, 특히 험지에서 내년에 생존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저뿐만 아니라 서울 서남권 지역에서 주변을 아우르고 챙겨야 하는 여러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수도권에서의 집권당의 바람은 대통령 바람인데 이미 써 먹어버렸다. 지난해 3월9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에 치러진 6월1일 지방선거에서 우리 당이 대거 당선을 이뤄내고 좋은 성적표를 만들었다"며 "또 그때 지방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사실상 내년 4월 총선에서 뛰어야 할 선수들이 많이 차출되면서 그 공백이 또 상당히 크다"고 우려했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의 한 빌딩에서 열린 자신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승리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총선(내년 4월10일)보다 6개월 앞서 오는 10월11일 치러지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선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의 출마 여부가 이슈다. 김태우는 공무상비밀누설혐의로 지난 5월 징역형이 확정됐으나 3개월 만에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피선거권을 회복했다.
김 전 구청장은 지난달 28일 선거사무소를 개소하며 강력한 출마 의지를 피력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으로선 그의 공천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총선을 6개월 앞둔 상황에서 치러지기 때문에 수도권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총선 전초전 성격을 띤다. 이 선거에 보궐선거 책임이 있는 정당에서 후보를 내면 그 비판의 화살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공천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만약 김 전 구청장을 후보로 냈다가 선거에서 패배하면 그 책임론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3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원칙대로 얘기하면 거기 공천을 안 하는 것이 국민의힘으로서는 현명한 거지만 당내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공천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게 있다"면서 "김 전 구청장이 출마해서 당선되면 모르겠지만 안 되는 경우에는 또 복잡한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보궐선거 끝나고 나면 누가 책임을 지기는 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전 구청장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아닌 내년 총선을 노린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보궐선거는 피선거권 회복 2개월 만에 치러지는 데다 본인이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라는 점에서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향후 치러지는 총선에서는 그런 부담을 다소 덜 수 있다.
현재 국민의힘은 김 전 구청장 공천 여부에 대해 특별히 논의한 바가 없다고 밝힌 상황이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오전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국제습지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구청장 공천 여부와 관련해서는) 계속 말했지만 중앙당에서 229개 지자체장의 하나에 불과한 강서구청장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의논한 바는 없다. 아마 빠른 시일 내에 어떠한 결과가 나오지 않겠나 본다"고 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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