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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은 가난하고 병든 이의 친구… 고신대복음병원 “장기려 정신 실천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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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은 이웃을 아끼고 사랑하는 곳, 가난하고 병든 친구 곁을 지키겠습니다.”


73년 전 ‘한국의 슈바이처’ 장기려 박사가 세운 병원의 의사들이 ‘장기려 정신’을 떠올리며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있었다. 이름에 ‘복음’이 붙은 이 병원의 의료진이나 직원은 환자나 이웃, 지역사회를 향하는 태도가 남다르다. 설립자인 장기려 박사의 삶과 인술이 병원 역사 속에 너무 많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복음의 의술을 전파하는 기독교 정신이 주춧돌로 병원을 떠받치고 기둥으로 서 있다. 그 복음의 공간 속에서 의사들은 환자와 노인, 장애인 등 의료취약계층을 만나고 있다.

이 병원은 지방 최초로 암센터를 열었다. 그래서 ‘부산·울산·경남 암 치료의 메카’라는 자타의 수식어가 회자된다. 또 ‘스마트병원’, ‘섬김의 병원’, ‘해외 의료봉사 병원’ 등은 고신대 복음병원을 일컫는 다른 말들이다.


부산 송도의 아름다운 해안을 배경으로 세워진 고신대 병원은 1978년 전국에서 두 번째이자 지방에서는 가장 먼저 암센터를 개설해 암 연구와 환자 치료에 결실을 이뤘다.


병원 측은 “암 치료에 특화한 전문병원으로 지금도 암연구소에서 지속적인 컨퍼런스와 연구를 통해 암 치료와 정복에 집중하고 있다”고 힘있게 설명했다.

또 뇌졸중센터는 부산 첫 6년 연속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으로 선정됐고 최근 뇌졸중 적정성 평가에서 전 항목 만점을 받았다고 자랑했다. 신경과는 부·울·경 최초로 3개 베드급 수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낯선 땅에서 사는 외국인 환자에게도 소문난 병원이다. 부산에선 하나뿐인 ‘외국인 환자 우수 유치기관’에 선정됐다. 병원 역사만큼 많은 이름과 수식어를 부여받았다.


병원 관계자는 “그동안 환자 중심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의료진을 양성하고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토록 의료 장비 확충에도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물도 수두룩하다. 2011년 부산시 최초 ‘최우수 인증의료기관’ 획득, ‘특수건강진단기관 평가 최고등급 S등급’ 선정, ‘지역응급의료센터 최우수 A등급’ 획득, ‘우수내시경실 인증’,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평가 1등급’ 등을 이 병원은 거머쥐었다.

송도 바다를 굽어보는 고신대복음병원.

송도 바다를 굽어보는 고신대복음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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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병원은 ▲환자 중심의 진료로 신뢰받는 병원 ▲영혼 구원을 위한 복음을 전파하는 병원 ▲존경받는 의료인력을 양성하는 병원 ▲최고의 구제병원이라는 4대 비전을 걸고 ‘나눔과 섬김’이라는 병원의 소명을 실천하고 있다.


평생 가난한 이들에게 봉사하며 죽는 날까지 집 한채 없이 청빈한 삶을 살았던 고 장기려 박사의 정신에서 이 병원의 복음 의술이 나왔다는 것을 많은 시민은 기억한다.


성산 장기려 박사는 가난한 환자가 거저 치료받고 가도록 병원 뒷문을 열어둔 ‘바보의사’였다. 그래서 ‘한국의 슈바이처’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을 위한 무료 진료소를 세웠다. 또 오늘날 건강보험제도의 기틀이 된 민간 의료보험 조합을 만들어 영세민도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을 텄다.


생전 그가 실천한 나눔의 정신은 그 자체가 선한 지상명령이 돼 지금까지 병원은 계승하고 있다. 장기려 정신이 이 병원의 존립 정신인 것이다. 고신대병원 의료봉사팀은 병원 돈을 써가며 매년 5번 이상 해외 봉사와 단기선교팀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의료취약계층을 위해 전개하는 여러 사업도 마찬가지이다.


봉사단은 지난달 10일 9박 10일 일정으로 남아공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돌아왔다. 의료봉사에 참여한 이들은 하계휴가를 낯선 땅에서 땀으로 반납했다.


오경승 병원장과 옥철호 교수, 김희규 교수, 이은미 교수, 윤항구 교수, 김구상 교수 등 많은 의료진이 매년 휴가를 반납하고 현지 빈민을 대상으로 의료 봉사를 하고 있다. 또 이호섭 교수를 포함한 14명의 교직원도 태국 현지인을 대상으로 의료봉사를 하고 돌아왔다. 병원은 추석 연휴와 연말에도 대규모 해외 의료봉사팀을 파견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낙후지역 봉사와 다문화학생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순회 무료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고신대 병원은 의료봉사와 지역민을 섬기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4차 의료융합 산업혁명을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내 스마트헬스케어 클러스터 진출을 꿈꾸고 있다.


병원 측은 “2019년 ‘고신 에코델타시티 사업 추진단’을 구성해 에코델타시티 스마트빌리지 웰니스센터를 운영하면서 스마트 헬스케어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며 “스마트 기술을 병원에 접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도 가지고 있다”며 강력한 추진 의지를 밝혔다.

오경승 병원장이 의료취약계층 환자를 직접 돌보고 있다.

오경승 병원장이 의료취약계층 환자를 직접 돌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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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대 복음병원은 최근 학교법인인 고신대학교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덩달아 세파를 맞고 있다. 병원의 한 의사는 “장기려 정신이 녹아 있는 우리 병원은 일반 병원과 다르다”며, “모두 장기려 인술을 선언한 의사들인데 세속의 잣대로 스카우트하려 해서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병원에서 큰 연봉액을 제시하며 이직을 제의하고 있다는 뜻이다. 어떤 교수는 “심지어 4배나 되는 연봉을 제안하는 전화를 5번이나 받았다”며, “우리가 돈만 보고 일하는 사람인가요”라고 되물었다.


그는 “돈을 보고 이 일을 선택했다면 지금 이 길을 가지도 않을 것”이라며 “크리스천으로 학교와 병원을 사랑하며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이웃을 섬기며 사랑을 실천하는 의사로 남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사는 “몇몇 사람이 병원을 흔들고 있지만 복음으로 세워진 우리 병원의 의사들은 어려운 때일수록 더 모여 기도하고 장기려 정신을 실천하는 데만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영남취재본부 주철인 기자 lx9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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