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5일부터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7600여개의 상한금액이 일제히 인하된다. 정부는 이에 따라 총 3000여억원에 이르는 건강보험 재정이 절감되고 소비자가 의약품 구매 시 부담하는 금액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보건복지부는 31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기등재 의약품의 상한금액 1차 재평가 결과에 따라 이렇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평가 대상 제네릭 의약품 1만6723개 품목 중 7675개 품목의 상한금액이 하향되고 나머지 9048개 품목은 상한금액을 유지한다.
이는 제네릭 의약품 약가제도가 2020년 7월 개편된 데 따라 이전에 등재된 의약품 상한금액을 새 기준으로 재평가한 결과다. 2018년 국내 발사르탄 성분 의약품의 불순물 검출 사태를 계기로 제네릭 의약품의 품질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지면서, 제약사의 의약품 품질관리 정도에 따라 의약품 약가 보상에 차등을 뒀다. 제네릭 차등가격 제도 개편 이전 등재된 이번 평가 대상 제네릭 의약품들은 3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첫 재평가된 것이다.
제네릭 차등가격 제도에는 두 가지 기준요건이 있다. 제네릭 의약품이 오리지널만큼 안전성과 효과가 같다는 걸 입증한 ‘자체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수행’, ‘등록된 원료의약품’ 사용이 있는데, 둘 다 충족한 제네릭 의약품은 오리지널의 최대 53.55%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된다. 하나를 미충족할 경우 약가가 15%, 둘 다 미충족할 경우 27.75% 깎인다.
복지부는 약제급여목록표 고시를 9월1일 개정하고, 시행일을 9월5일로 유예해 약국 등에서 약 2주간의 준비기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복지부는 약국 등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23일 상한금액 인하 대상 의약품 목록을 대한약사회 등 관련 협회에 미리 공유한 바 있다.
또 이번 건정심에서는 내달부터 한국오노약품의 옵디보주(성분명 니볼루맙)를 진행성 및 전이성 위암 치료제로 급여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그간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 환자는 비급여로 1인당 연간 투약비용 약 4300만원을 부담해왔다. 이번 건강보험 적용으로 본인부담금 5% 적용 시 연간 투약비용이 215만원으로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이번 건정심에서 내년 건강보험료율(건보료율) 안건이 빠졌다. 통상 내년 건보료율은 8월 말 건정심에서 결정된다. 정부는 지난달 4일 내년 건보료율 인상률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내년 인상 폭은 적어도 올해(1.49%)보다는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구체적인 인상 폭을 두고 건정심 위원들 사이에서 이견이 큰 탓에 복지부는 논의를 좀 더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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