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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기존 이론 다시 써야"…日 과학자들 놀라운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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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28 동위원소 첫 검출 성공
기존 이론과 달리 곧바로 붕괴
"원자 구조 안정성 '매직 넘버' 바꿔야"

일본 과학자들이 사상 최초로 이론상으로만 존재했던 산소 동위원소(산소-28·28O)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물리학계의 기존 원자 구성 이론을 새로 써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다.


[과학을읽다]"기존 이론 다시 써야"…日 과학자들 놀라운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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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공대 연구팀은 30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이같은 논문을 게재했다. 산소(02)는 기존에 원자핵에 양성자 8개와 중성자 3~18개로 구성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까지 15개의 동위원소의 존재가 밝혀져 있다. 이중 자연 상태에서 찾아볼 수 있는 안정 동위원소는 중성자 수가 8, 9, 10개인 160, 170, 180 등 세 가지다. 이중 160가 전체의 99.8%를 차지할 정도로 대다수다. 나머지 12개 동위원소는 방사성 붕괴로 짧은 반감기를 가진 불안정한 동위원소들이다.

연구팀은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가 보유한 초전도 중이온 가속기(RIBF)를 이용해 사상 처음으로 중성자 20개를 가진 산소-28을 만들어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우선 베릴륨(Beryllium) 원소에 칼슘-48 동위원소 빔을 발사해 불소-29 동위원소를 만들었다. 불소-29 동위원소는 원자핵 중 양성자 수가 산소-28보다 1개 많지만 중성자 수는 20개로 같다. 이후 연구팀은 불소-29 동위원소를 두꺼운 액체 수소의 벽에 충돌시켜 원자핵에서 양성자 1개를 탈출시키는 방법으로 산소-28을 생성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문제는 산소-28(양성자 8개ㆍ중성자 20개)이 기존의 이론과 달리 만들어지자마자 붕괴해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동안 원자 구성에 대한 이론들과는 다른 결과였다. 과학자들은 특정한 숫자(magic number)의 양성자ㆍ중성자를 가진 원자핵들은 더 안정적일 것이라고 봤었다. 예컨대 산소 동위원소의 중성자가 2, 8, 20, 28, 50, 92, 126개 등 특정 숫자일 경우 잘 붕괴되지 않으며, 숫자가 커질수록 두 배씩 안정성이 더 커진다고 본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산소-28의 존재를 예측하면서도 '매직 넘버'에 속하는 만큼 반감기가 긴 안정적 물질일 것으로 예측했었다.


대신 연구팀은 붕괴 생성물인 산소-24(240)와 4개의 중성자만 검출할 수 있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성자 2개만 동시에 측정하는 데 그쳤기 때문에 산소-28 생성 여부를 확인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4개의 중성자를 동시 관측하는 데 성공하면서 산소-28 생성 여부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이화학연구소의 자체 장비만으로는 부족해 독일 GSI 헬름홀츠 중이온 연구센터에서 특수 검측기를 대여해 오기까지 했다. 이 장비는 양성자와 충돌하는 순간의 중성자 모습을 잡아낼 수 있다.

나카무라 다카시 도쿄공대 연구원은 "비록 산소-28의 정확한 수명을 측정하지는 못했지만 안정적일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생성되자마자 즉시 붕괴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과학계에선 추후 입증이 더 필요하지만 기존 원자 구성 이론을 다시 써야 할 지도 모르는 혁신적인 내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앞서 2009년 캐나다 세인트메리대 연구팀도 또 다른 산소 동위원소 산소-24가 16개의 중성자를 갖고 있어 '안정성'을 갖는 매직 넘버에 속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반감기가 61밀리초(msㆍ1ms는 1000분의1초)로 비교적 길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산소-24의 경우도 8개의 양성자와 16개의 중성자가 강하게 결합돼 있어 상대적으로 수명이 길며, 이는 '16'이라는 숫자도 기존의 원자 구성 이론상 매직 넘버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네이처는 "이번 연구 결과로 원자핵을 결속시키는 힘들에 대한 전반적인 의문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해당 연구팀은 또 다른 동위원소인 산소-30을 만들어 비교 분석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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