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거래량 2571건…6월 대비 279건 ↓
급매물 소진 후 호가 상승, 금융 변동성 영향
전문가 "기류 변화 예단 일러…추이 지켜봐야"
서울 아파트의 매매 거래량 증가세가 9개월 만에 꺾였다. 급매물 소진 후 호가가 크게 오른 데다 금융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수세가 주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여름이 계절적 비수기이고, 일부 지역 거래량은 늘고 있어 집값 하락 시그널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3571건으로, 6월(3850건)보다 279건(7.25%) 줄었다. 거래량이 전월 대비 감소한 것은 9개월 만이다. 아파트 거래 신고기한인 30일이 지난 만큼 거래량이 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미국발(發) 금리 인상으로 심각한 거래절벽을 겪은 10월(559건) 이후 줄곧 증가세를 이어왔다. 대대적 부동산 규제 완화가 발표된 올해 1월 1000건을 넘었고, 2월에는 2000건을 돌파했다. 4월에는 3000건대에 진입, 6월 3800건을 넘어 7월 4000건대 달성이 예상됐는데 전월치를 넘치 못하고 한풀 꺾인 것이다. 마포구, 성동구, 서대문구 등 일부 지역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중랑구, 강북구, 강서구 등 인프라나 개발호재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의 거래량 감소 폭이 컸다.
서울 거래량 증가세가 주춤한 것은 우량한 급매물 소진 이후 빠르게 오른 매도 호가 때문으로 보인다. 급격히 오른 호가는 대표적 대단지의 최근 실거래가 추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98㎡의 경우 지난해 11월 16억6000만원까지 하락했는데, 지난달에는 이보다 3억8000만원 높은 20억4000만원으로 상승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89㎡는 지난해 12월 16억2000만원에서 올해 8월 18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반년새 2억3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해링턴플레이스 84.67㎡ 실거래가는 지난 3월 7억3000만원에서 8월 이보다 1억4900만원 높은 8억7900만원으로 상승했다.
잠잠하던 대출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는 금융 불안 역시 매수자를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28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4.05~6.956%으로, 상단이 7%대를 향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급매 소진 이후 가격 부담 확대, 금리 변동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가 거래둔화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7월 한달 거래량으로 온기가 돌던 부동산 시장의 추세가 바뀌거나, 집값 하락세를 예측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함 랩장은 "여름은 계절적 비수기에 속하는 데다 올해 7월 거래량이 전월 대비 줄었다 해도 1년 전(644건)의 5배가 넘기 때문에 가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급감하는 입주 물량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함 랩장은 "내년 입주물량이 올해의 반토막인 1만5000가구라 집값을 떠받치는 전셋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낮다"면서 "시장 회복을 주도한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은 오름세나 강보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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