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진 음식·술·과식…요산 과다로 통풍 유발
2030 통풍 환자 전체의 25% 차지
무더위가 계속되며 시원한 치맥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기름진 치킨과 맥주와 같은 알코올을 자주 즐길 시 체내에 요산이 과다 축적돼 통풍이 유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6일 지난해 통풍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의 수가 10년 전인 2012년 26만 5065명에서 50만 9699명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중 2030 젊은 층의 비율은 25%에 달하며, 대부분이 남성이었다. 남성의 경우 콩팥의 요산 제거 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지만, 여성은 폐경 이전까지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된다.
통풍은 말 그대로 바람만 스쳐도 아픈 병이다. 관절이 갑자기 빨갛게 부어오르며 심한 통증이 야기된다. 주로 엄지발가락이나 발목을 송곳으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 나타난다.
특히 통풍 환자는 땀을 많이 흘리는 7~8월에 급격히 증가한다. 혈액 내 수분량이 줄어 혈액 내 요산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요산은 음식물이 소화된 후 나오는 물질이다. 보통 혈액 내에 녹아있다가 소변으로 배출된다. 통풍 환자들은 혈액 내 요산이 과도하게 많다. 이렇게 축적된 요산은 결정체로 변해 관절의 연골, 힘줄 등에 염증을 유발한다.
통풍은 서구화된 식생활과 운동 부족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치맥은 통풍에 치명적이다. 치킨은 고단백 식품으로 퓨린 함유량이 많고, 맥주는 주류 중 퓨린의 농도가 가장 높다. 특히 2030 직장인 남성이 주의해야 한다. 기름진 음식 섭취와 과음이 많지만, 운동량은 적기 때문이다.
하유정 분당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소주나 다른 증류주는 맥주와 비교해 퓨린 함량이 적지만, 알코올 성분 자체가 요산의 배설을 억제하고 합성을 증가시킨다"면서 "소주도 많은 양을 마시면 통풍 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풍 발작은 주로 엄지발가락, 발목, 무릎에 갑자기 염증이 생겨 심하게 붓고 빨갛게 변하는 것을 말한다. 급성 통풍 발작이 왔을 때 진통소염제인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를 복용하면 3~7일 이내에 증상이 호전되지만 해가 지나며 점차 빈도가 잦아지고, 염증도 심해질 수 있다.
통풍을 방치하면 만성 콩팥병을 유발하거나 치명적인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권원환 세란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통풍은 증상 자체로도 고통스럽지만, 관절 손상과 신장 기능 저하 등 여러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며 “기름진 음식 섭취, 맥주와 같은 알코올, 과식 등을 피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일단 통풍 진단을 받으면 정상 체중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고,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약물 치료를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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