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 후 도쿄·후쿠시마 등지 전화 쇄도
일본 연립 여당인 공명당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가 오는 28일로 예정됐던 중국 방문을 미뤘다고 교도통신과 현지 공영방송 NHK가 26일 보도했다.
야마구치 대표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할 친서를 들고 4년 만에 중국을 찾을 방침이었으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를 계기로 양국 관계가 악화하면서 전격적으로 연기를 발표했다.
중국 측이 "현재 직면한 중일 관계 상황을 보면 적절한 시기는 아니다"라는 의견을 공명당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구치 대표는 "몇 번인가 중국 방문을 모색했고 조율을 지속해 왔기에 유감스럽다"며 "다시 일정을 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중국 관계를 중시해 온 공명당은 지난달에도 야마구치 대표 중국 방문 직전에 취소 사실을 알린 바 있다.
당시에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종합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깊어진 것이 야마구치 대표 방중 무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구치 대표 중국 방문을 통해 오염수 방류 안전성을 설명하고,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전면 금수 조치 해제를 설득하려 했던 일본 정부 계획은 틀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한편 도쿄 에도가와구 공공시설에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24일부터 사흘간 항의 전화가 쇄도했다고 NHK가 전했다.
전화를 받으면 일본어·중국어·영어 등 다양한 언어로 녹음된 음성이 나왔으며, 비난하거나 오염수 방류에 항의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발신자 번호는 중국 국가번호인 '86'으로 시작됐으나, 에도가와구는 실제로 중국에서 걸려 온 전화인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외에 후쿠시마현 시청과 음식점 등에도 중국에서 발신된 것으로 보이는 전화가 잇따라 온 사실이 확인됐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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