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겪는 부부에 "반려묘 때문이야" 몰래 보낸 시어머니

반려묘 못마땅해 하는 시어머니와 고부갈등
"아이 가질 때까지 어림없다"며 몰래 데려가
"남편이 제 역할 못해…많은 부부 겪는 갈등"

난임을 겪던 부부에게 시어머니가 "키우던 반려묘가 원인"이라며 반려묘를 몰래 지인에게 보내버렸고, 이로 인해 남편과 이혼까지 생각한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3일 JTBC ‘사건반장’은 결혼 전부터 키우던 반려묘를 시어머니가 허락 없이 보내버려 남편과 별거까지 했다는 30대 여성 A씨의 이야기를 다뤘다.

A씨 부부는 남부럽지 않은 신혼생활을 했으나, 시어머니는 반려묘를 데려온 A씨를 탐탁지 않아 했다. 집에 들를 때마다 ‘냄새가 난다’ ‘털 날린다’ 등 불평을 했다.

하루는 시어머니가 반찬을 가져와 비밀번호를 알려줬는데, 말도 없이 반려묘를 지인에게 보내버렸다. 시어머니는 A씨 부부 난임의 원인이 고양이에게도 있다고 하면서 “아이를 가질 때까진 어림도 없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A씨는 시어머니와 크게 다툰 끝에 반려묘를 다시 집으로 데려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남편의 태도가 문제였다. 남편은 "이런 일로 고부 관계를 끊냐"고 A 씨에게 화를 냈고, 이후 갈등이 심해져 A씨는 반려묘를 데리고 친정으로 떠났다.

남편은 고양이와 아내를 찾아 A씨 친정으로 갔으나, 감정이 격해진 가족들에 의해 문전박대당했다. A씨 시어머니는 “지인에게 잘 말해서 (고양이를) 보내줬는데, 줬다 빼앗은 거 아니냐. 이렇게 되면 내 자존심은 어떻게 되는 거냐. 이런 걸로 화내는 며느리가 속이 좁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5년이나 키운 소중한 가족인데 내가 예민한 건지 답답하다. 야속한 남편은 꼴 보기 싫다. 진지하게 이혼해야 하나 싶은 고민이 든다”고 말했다.

아끼던 반려묘를 빼앗아 간 시어머니로 인해 촉발된 고부 갈등이지만, 여느 가정이나 드물지 않은 양상이라고 한다. 사연을 접한 양지열 변호사는 “남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많은 부부에게 있는 갈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상태로 오래가면 반려묘 때문이 아니라 남편에 대한 신뢰 문제로 갈 수밖에 없다. 남편이 '나쁜 아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성문 변호사도 "시어머니를 완전히 단도리하지 않으면 결혼생활이 유지되지 않을 것 같다"며 "A씨 입장에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는다고 어떻게 믿겠나. 어머니가 빠져야 한다는 걸 남편이 이해시키지 못하면 신뢰감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