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기반으로 패스트패션 업계 정상에 오른 중국 패션공룡 '쉬인'이 미국 패션브랜드 '포에버21'과 손잡았다. 앞으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포에버21 오프라인 매장에서 쉬인의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24일(현지시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쉬인은 포에버21을 운영하는 스파크 그룹의 지분 약 3분의 1을 인수하는 한편, 스파크에 소수 지분을 양도할 예정이다. 추가적인 재무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올해 미국에서 기업공개(IPO)가 예정된 쉬인의 기업가치는 최소 66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WSJ는 "쉬인과 포에버21이 패스트패션 친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지분 교환에 따라 양측은 상대의 상품을 자사 플랫폼 및 매장에서 함께 판매하게 된다. 포에버21 오프라인 매장에서 쉬인의 상품을 구입하는 것은 물론, 기존에 온라인을 통해 구입한 쉬인의 상품을 환불, 교환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현재 포에버21은 미국 내 414개 매장을 포함해 전 세계에 56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과거 파산과 인수 진통을 치른 포에버21 역시 1억5000만명 가입자를 확보한 쉬인의 플랫폼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돼 고객 접근성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이 파트너십은 포에버21 외 다른 브랜드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오센틱브랜드그룹(ABG)와 사이먼이 합작해 만든 스파크는 포에버21뿐 아니라 에러포스테일, 나우티카, 브룩스브라더스, 리복 등의 상품을 생산, 유통하고 있다.
ABG의 제이미 살터 최고경영자(CEO)는 WSJ에 "우리(포에버21)의 고객 대부분은 매장에 있지만, 그들의(쉬인) 고객 대부분은 디지털에 있다"면서 이번 파트너십이 유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쉬인이 패스트패션업계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해나가자 1년여전부터 쉬인측에 접촉해왔다. 포에버21은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쉬인의 소규모 일괄생산 노하우를 배우길 원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패스트패션 강자가 된 쉬인 역시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오프라인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판 유니클로'로 불려온 쉬인은 올 초부터 타사 제품을 판매하는 마켓플레이스를 본격화하면서 아마존닷컴, 알리바바, 테무와도 정면으로 경쟁 중인 상태다. 이 회사는 팬데믹 기간 SNS 트렌드에 민감한 고객들을 겨냥해 매일 6000여개의 아이템을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면서 급격히 성장했다. 틱톡, 인스타그램 등에서는 MZ세대들이 쉬인에서 구입한 여러 옷을 입어보는 이른바 '쉬인하울'이 트렌드로 떠오르기로 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울트라' 패스트패션 운영 모델이 환경에 미치는 여파, 각종 디자인 표절 시비, 저작권 침해 소송 등으로 도마에 올랐다. 미 정치권에서는 쉬인이 초저가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 신장 위구르에서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목화 등을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쉬인은 위구르 면화 사용을 부인하고 2021년 본사를 중국 난징에서 싱가포르로 옮기는 등 다국적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공급망 역시 기존 중국에서 인도를 비롯한 다른 국가로 다양화하고 있다. 지난해 쉬인의 매출 230억달러 가운데 대부분이 미국, 유럽, 브라질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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