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순익 37% 급감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BHP가 중국발 수요 감소 여파로 연간 순이익이 3년 내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다.
22일(현지시간) BHP의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마감된 2023회계연도의 순이익이 134억달러(약 18조원)로 전년(213억달러) 대비 37% 급감했다.
BHP의 실적 악화는 주력 사업인 철광석 매출 부진에서 기인했다. BHP는 실적 악화 배경에 대해 "원자재 가격 하락과 에너지 가격 인상 등 각종 비용 압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광석 가격은 세계 최대 원자재 구매 시장인 중국의 봉쇄 해제 이후 리오프닝(경제재개) 기대감에 지난 3월 톤당 130달러 넘게 치솟았지만, 디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110달러 초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위축에 중국 철강업체들이 올 하반기에도 철광석 수입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호주 최대 은행인 커먼웰스뱅크(CBA) "중국 부동산 경기 전망이 악화하면서 철광석 가격이 당분간 하락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정부는 디플레이션 우려 속에 부동산발(發) 도미노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까지 겹치자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 인하 등 대책을 쏟아냈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침체 장기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 측은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마이크 헨리 BHP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등 친환경 기술 산업에서 중국 수요는 합리적이고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낙관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책이 성공할 경우 연말 혹은 내년께부터 철광석 수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헨리 CEO는 "단기적으로 중국의 경기 궤적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정부가 내놓는 조치들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 상장된 BHP 주가는 전장 대비 1.56% 하락한 55.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부진한 실적에 BHP 주가는 1년 전(58.79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올해 들어서는 10.8% 하락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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