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 회복 부진에 고전하고 있는 나이키가 역대 최장 주가 하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나이키 주가는 전장 대비 1.4% 하락한 101.4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나이키 주가는 이날까지 9거래일 연속 하락해 1980년 12월 상장 이후 역대 최장 하락 기록을 세웠다. 연초 대비 주가 하락 폭은 13%에 달했다. 같은 기간 나이키가 소속된 S&P500 임의소비재 지수는 29% 뛰었다.
9거래일 연속 주가 하락으로 시가총액은 130억달러(17조4000억원)가 증발했다. 그 결과 나이키의 시총은 이날 종가 기준 1552억달러(약 207조7200억원)로 쪼그라들었다.
나이키의 주가 하락에는 나이키의 단일 최대 시장인 중국의 침체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미국 증권사 밀러타박의 수석 시장전략가인 매트 말리는 "투자자들은 중국의 성장이 둔화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 정부가 과거와 같은 강력한 경기 부양에 나서지 않으면서 침체 장기화와 이에 따른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저속 성장의 궤도에 들어서면서 중국 매출 비중이 절대적인 나이키의 실적도 동반 부진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 경제는 봉쇄 조치 해제 이후 리오프닝(경제 재개) 효과로 반짝 회복세를 보였다가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경기 악화로 소비와 생산 모두 부진의 늪에 빠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증가율은 각각 2.5%, 3.7%에 그치며,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이 같은 우려는 이미 실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나이키는 지난 6월 실적 발표에서 2023회계연도 4분기 순이익이 1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순이익 급감은 나이키가 과잉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웨드부시증권의 톰 니키치 애널리스트는 "높은 재고 수준과 재고 소진을 위해 가격 할인 프로모션을 늘리는 전략으로 이익률이 더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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