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금리 상승 장기화 전망에 중국 경제 위기까지 겹치면서 올 들어 최악의 월간 성적을 기록했다.
22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이달 들어 S&P 500 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종가 기준 평균 하락률은 4.4%에 달했다.
업종별로 유틸리티 관련주가 6% 이상 급락하며 낙폭이 가장 컸고, 기술·소재·부동산 업종이 6%에 가까운 하락폭을 보였다. 그밖에 금융·산업·소비재·통신 등도 4~5%대 낙폭을 보였다. S&P 500 지수 내 전 업종이 하락한 건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미국 증시의 활황을 주도해온 나스닥 지수의 낙폭은 5.9%로 더 컸다. 미 대형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 100지수는 지난주 나흘간(15~18일) 3.6% 하락하며 2월 이후 가장 큰 나흘간 하락폭을 나타냈다.
8월 미국 증시의 하락은 여러 악재가 겹쳐 나타났다. 매파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사록과 미 은행 신용등급 하향, 중국 경제 불안 가중 등이 증시를 짓눌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7월 FOMC 의사록에서 최근 인플레이션이 잡히는 모습을 보여왔지만,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 (unacceptably)'로 높고 목표치(2%)에 대한 확신을 가지려면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향후 물가나 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대체로 매파적인 입장을 취했다.
런던 시티인덱스의 선임 마켓 애널리스트 피오나 신코타는 "우리는 낙관적인 7월을 보냈지만, Fed의 통화 긴축 장기화가 현실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주식 시장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연중 주식시장이 가장 약세를 보이는 달은 9월이다. 그 때문에 시장에서는 9월에 증시 하락폭이 더 깊어지는 '저점 테스트'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주 예정된 잭슨홀 미팅과 9월 FOMC가 증시 향방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오는 24~26일 열리는 경제 심포지엄 ‘잭슨홀 미팅’에는 제롬 파월 Fed 의장과 유럽중앙은행(ECB)·영란은행(BOE)·일본은행(BOJ) 총재 등 각국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 석학 등이 대거 참석한다. '세계 경제의 구조 변화'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저물가 시대가 저물고 장기금리의 상승 압력이 더해질 것이라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의장은 이틀 차인 25일 경제전망 연설에 나선다.
시장에서는 9월 FOMC를 앞두고 파월 의장이 이 자리에서 물가 진단과 향후 추가 긴축 여부 등에 대한 힌트를 내보일지에 주목하고 있다. TD증권은 "파월 Fed 의장이 금리 향방을 제시할 가능성은 작지만,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리 인상 장기화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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