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강세와 중국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 여파로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자, 통화 당국이 국영은행을 통한 개입에 나섰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통화 당국이 위안화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국영 은행에 시장 개입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관련 지시는 장중 한 때 달러당 위안화 가치가 7.35위안까지 떨어졌을 때 나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당국은 또한 일부 투자기관에 주식 순매도를 자제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으며, 국영은행들은 최근들어 역내와 역외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화를 팔고 위안화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화 약세는 미국의 추가 긴축 우려에 따른 달러화 강세 영향 뿐 아니라,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와 신탁사의 자금 위기 등 중국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 중국의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수출, 물가, 실업률 등 주요 실물경제 지표가 부진했고, 최근 들어 부동산 기업들의 도미도 부실 우려로 금융시장으로 위기감이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인민은행은 통화정책보고 성명을 통해 "중국은 위안화의 과도한 조정을 단호히 방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하빈 자만 ANZ뱅크 전략가는 "인민은행은 그간 위안화 약세를 허용해왔는데, 이는 통화를 희생하더라도 성장을 지원할 필요성을 더욱 우선시하고 있다는 신호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잠재적으로 금융 안정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위안화 가치 급락 위험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위안화 가치 하락은 단기적으로 7.4위안(달러당) 선에서 방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민은행은 전날 오전 고시 환율을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7.2994위안)보다 낮은 7.2076위안으로 발표하며 위안화 방어 의지를 밝혔다. 이날 고시 환율과 시장 전망 사이의 격차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였다.
통화 당국의 시장 개입은 이미 시작됐다. 앞서 인민은행은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계약을 통해 2970억위안(약 51조원)을 시장에 투입했다. 7일물 역레포 금리를 연 1.9%에서 1.8%로 0.1%포인트 낮춘 데 이어 지난 2월 이후 최대 규모의 단기 자금을 공급한 것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정책금리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도 기존 연 2.65%에서 2.50%로 0.15%포인트 인하했다. 6월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 2개월 만이다. 관례에 따라 오는 21일 발표되는 대출우대금리(LPR)도 내릴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중국에서 LPR 금리는 사실상 기준금리의 역할을 한다. 이밖에 올해 하반기 추가적인 금리 인하와 지급준비율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금리 인하는 위안화 약세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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