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계, 매운맛 라면 출시 잇따라
스트레스 해소·매운맛 도전 수요 확대
‘매워야 산다’는 공식이 라면 업계에서 힘을 얻고 있다. 매운 라면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가운데 매운 라면을 도전의 대상으로 여기는 소비자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매워야 구매가 이뤄지고, 이를 통해 제조사도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 은 신규 매운 국물 라면 브랜드 ‘맵탱’을 출시한다. 지난 10일 기존 간짬뽕보다 매운맛을 4배가량 강화한 '간짬뽕 엑스'를 새로 선보인 데 이어 이달에만 두 번째 매운맛 신제품이다. 삼양식품뿐 아니라 이달 들어 라면 업계 ‘빅3’ 모두 매운맛 신제품을 선보이며 매운 라면 시장은 다시 한번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농심 은 신라면보다 두 배 매운 한정판 제품 '신라면 더 레드'를 지난 14일 선보였고, 오뚜기 는 열라면에 마늘과 후추를 더한 '마열라면'을 지난 16일 출시했다.
라면 업체들이 앞 다퉈 신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는 건 매운 라면이 소비자의 수요가 높은 시장성 있는 제품군이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데이터앤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국내 주요 봉지라면 브랜드 호감도 순위에서 신라면, 틈새라면, 불닭볶음면, 열라면, 안성탕면이 1위부터 5위를 차지했다. 안성탕면을 제외한 모든 라면이 매운맛이 강조된 제품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매운맛 선호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매운 라면 열풍의 중심에는 매운맛이 품고 있는 강한 자극이 자리 잡고 있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불경기에는 강한 자극을 줄 수 있는 매운 음식을 스트레스 해소의 수단으로 삼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관련 제품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매운 음식을 먹으면 통증을 줄이기 위해 진통 효과가 있는 엔도르핀 분비가 촉진돼 기분 전환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매운맛의 강한 자극을 도전의 대상으로 삼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도전 영상 등을 인증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매운 라면의 수요는 국내를 넘어 해외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고, 시장 성장의 동력이 되고 있다. 특히 ‘불닭 먹방 챌린지’로 불닭 브랜드 성장 효과를 톡톡히 본 삼양식품은 소비자들이 도전에 참여할 수 있는 장을 직접 마련하고 참여를 독려해 지속적인 선순환을 유도하고 있다.
매운맛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수요는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매운 라면 시장 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삼양식품의 불닭 브랜드는 지난달 기준 누적 판매량 50억개를 돌파하며, 누적 매출도 3조원을 넘어섰다. 불닭의 선전에 힘입어 삼양식품은 지난 11일 밀양공장의 불닭 제품 생산량 확대를 위해 2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업계 내부적으로는 8월 매운 라면 출시가 겹친 건 여름철 ‘이열치열’로 열을 다스리기 위한 소비자를 겨냥했다기보다는 겨울철 라면 시장을 대비한 움직임으로 이해하는 게 더 정확하다고 보고 있다. 라면 업계는 계절적 영향이 비교적 크지 않은 산업이지만 뜨끈한 국물 요리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다가올 가을·겨울을 맞아 미리 신제품을 선보이고 유통채널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 겨울철 시장 경쟁을 위한 준비에 일찌감치 나서고 있는 셈이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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