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구팀, 지난 7일 연구 논문 발표
토양 생태계, 전체 생물 중 59% 차지
"매우 소중하지만 귀한 줄 몰라"
지구 생물체들의 대부분은 땅 속에 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취리히대 연구팀은 지난 7일 미국 국립과학원이 발행하는 학술지 'PNAS(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이같은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생명체의 종류 중 약 59%가 토양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단일 서식지가 토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2006년 발표된 다른 연구 논문에서 약 25%로 추정했던 것보다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연구팀은 특히 토양 생태계의 연구가 진전되면 더 많은 생명체가 확인돼 비율이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종류 별로는 진균류(fungi)의 90%, 식물의 85%, 박테리아의 50% 이상이 토양 속에 살고 있었다. 그러나 포유류의 경우 3%만 땅속에 살아 가장 관련이 적었다.
토양은 지구 표면 위의 최상층을 이루며, 물, 가스, 광물, 유기 물질 등의 혼합체다. 식량의 95% 이상이 자라는 곳이지만 인간들은 잘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자연 보호의 대상에서 논외로 치는 곳이다. 그러나 티스푼 하나의 건강한 토양에는 10억개의 박테리아와 1km 길이의 진균류가 발견될 정도로 생명체의 보고다.
연구팀은 지구상 생물 종이 총 1000억 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으며, 그런 다음 이론적 계산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토양에서 발견된 종의 비율을 파악했다. 이후 토양 내 또는 땅 위에서 살거나, 땅속에서 일생 주기의 일부를 보내는 생명체들을 가려냈다. 또 토양 외 다른 서식처로는 해양, 담수, 해저, 공중, 건축물, 숙주 유기체 등으로 분류됐다.
표본 오차는 평균 약 15%로, 다소 크게 잡았다. 따라서 토양 생물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74%에서 최소 44% 사이가 될 수 있다. 특히 박테리아의 경우 더욱 오차 범위를 넓게 잡았는데, 전체 토양 생물 종 중 최소 22%에서 최대 89%를 차지할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지구상 생물종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에 대해 그만큼 인간이 아직 깊이 알고 있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했다.
연구에 참여한 마크 안소니 스위스 연방 산림·설경 연구소 생태학 연구원은 "이번 연구 이전까지는 지구상에서 어떤 서식지가 가장 많은 생명체의 보금자리인지 확인되지 않았었다"며 "토양 속 유기체들은 지구의 균형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또 그들의 다양성은 기후 변화, 세계 식량 안보, 인간의 건강 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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