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1~2위 쇼핑몰 사업하다 아이클레이브 창업
기업·소상공인 광고·마케팅 업무 자동화
이달 생성형AI 접목 서비스 출시
기업이나 소상공인이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 때 어떤 물건을 팔아야 할지보다 더 어려운 고민이 있다. 물건을 '어떻게 팔아야 할지'다. 최근 세계적으로 화제인 '상온 초전도체'처럼 세상에 없는 물건이 아니고서야 시장에는 동일 품목이 넘쳐난다. 그래서 판매실적은 홍보·마케팅 역량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커머스 시장에 이제 막 뛰어든 사업자가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 요구나 트렌드에 맞춰 판매 전략을 짜는 일은 쉽지않다.
이커머스 인공지능(AI) 솔루션 스타트업 아이클레이브는 이런 '페인포인트'(불편한 지점)를 해결하기 위해 2015년 설립됐다. 핵심 서비스는 '로보엠디(MD)'다. 로보엠디는 쇼핑몰 내 상품 자동진열과 맞춤형 배너 게재 등 이커머스 업무에 필요한 AI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윤내 아이클레이브 대표는 "쇼핑몰·소상공인·플랫폼 등 중·소상공인이 가장 고민하는 건 콘텐츠 제작과 판매를 위한 운영"이라며 "이커머스는 하나의 히트상품으로 성장하는 게 아니라 콘텐츠의 지속적인 제작, 고객이 원하는 상품 노출, 지속적인 채널과 자사몰 관리 운영에 있다"고 말했다.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최 대표는 작가보다는 창업자의 길을 택했다. 대학 재학시절 채팅서비스 벤처창업을 시작으로 웹 에이전시 디자인팀장을 경험했다. 2003년엔 야후코리아 쇼핑랭킹 1~2위를 다투던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느꼈던 여러 고충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걸 여러번 목격했다"면서 "AI 기술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빅데이터, 자바, 모바일 개발 자격증 등을 습득했고 아이클레이브를 창업했다"고 전했다.
직원이 많지 않은 소상공인은 자사몰이나 제휴몰에 올릴 상품 이미지나 광고배너를 직접 제작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 외주에 맡기면 비용이 들고 제작 기간도 오래 걸린다. 이 경우 소비자 선호에 맞춘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다. 상품 가짓수가 많은 경우 어려움은 더 커진다. 최 대표는 "로보엠디는 수백개의 디자인 제작과 업로드 등 이커머스의 단순 반복적 업무를 24시간 수행한다"면서 "이를 통해 고객사의 해당 업무가 90% 줄고 평균 매출은 30% 증가하는 걸 목격했다"고 말했다.
로보엠디엔 아이클레이브가 7년간 쌓은 300만개의 데이터와 17건의 특허기술이 담겨있다. 사용자 정보와 매출 현황 등을 학습한 딥러닝 기술로 고객 맞춤형 상품 추천이 가능하다. 홈페이지 내에서 첫 방문자와 단골 이용자에게 보이는 상품이 다르다는 얘기다. 같은 단골이라도 이들의 소비패턴에 따라 노출되는 이미지도 다르다. 이런 기술은 쇼핑몰 운영관리의 리소스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
아이클레이브 서비스를 가장 선호하는 분야는 패션업계다. 패션 쇼핑몰은 매주 신상품을 출시하기 때문에 디자인과 상품진열에 대한 반복 업무강도가 높다. 최 대표는 "네덜란드 럭셔리 브랜드 오일릴리의 경우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온라인 쇼핑몰 운영에 비전문적인 패션디자이너도 사용에 문제가 없다"면서 "고객사로부터 웹디자인을 별도로 맡기지 않아도 쇼핑몰 리뉴얼 효과가 있고 매출도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패션뿐 아니라 가전, 홈퍼니싱, 뷰티, 식품 등의 업종에서도 입소문을 타고있다. KT·청년다방·블로그페이 등이 아이클레이브 고객사다. 1000만 회원을 보유한 홈퍼니싱 플랫폼 마켓비는 로보엠디를 통해 실무자의 업무 효율을 90% 끌어올렸다는 후문이다.
최 대표는 이달 중 생성형AI 기반으로 이미지 생성과 디자인 편집 기능을 결합한 그래픽 툴 서비스 'AI 디자인'을 선보일 계획이다. 전문적인 상품 관련 이미지가 없더라도 간단한 아이디어를 글로 입력하면 고품질 이미지와 홍보문구 등이 결합된 하나의 완성된 디자인을 만들고 편집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하반기 중엔 유럽과 미국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미 해외 쇼핑몰을 연결하는 독일 마케팅 에이전시와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최 대표는 "우리 기술로 온라인 판매의 장벽을 허무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를 위한 운영 자동화 신시장의 선두 한국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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