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의원, 총선 모임 해석에 방어막
민주당 리더십 논란 번지는 시점도 변수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 사저에 측근 야당 의원들을 소집해 총선 대책을 논의할 것이란 얘기가 번지면서 논란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거론된 의원들은 "소설", "가짜뉴스"라며 일제히 반발했지만, 해명할수록 논란의 불씨가 커지는 양상이다.
이는 민감한 시기에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 수 있는 만남이 준비됐기 때문이다. 내년 4월 제22대 총선을 8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정치인 만남은 시선을 끌 수밖에 없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이재명 대표 리더십 위기가 계속되면서 친명계-비명계 갈등의 불씨가 곳곳에 잠재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 출신 의원들이 문 전 대통령을 만나고자 양산으로 향하는 것은 정치적 배경에 관한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8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에서 열린 '섬진강 수해 극복 3주년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8.8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친문계 의원들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전 대통령 소집' 보도와 관련해 "의원들 서너 명이 여름도 되고, 그동안 (문 전 대통령을) 뵙지도 못했으니 한번 찾아뵙자는 게 팩트"라며 총선 대책과는 일절 상관없는 만남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평산(마을)에서 저희가 그런 토론을 왜 하겠느냐"며 "단언하건대 대통령께서 퇴임 이후에 누구를 보려고 평산마을로 부른 적은 단 한 명도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출신인 윤영찬 의원도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전 대통령과 그런(총선) 얘기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 문 전 대통령을 어떤 식으로든 현실 정치판으로 끌어내고 싶어하는 의도가 있는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터무니없이 소설을 써서 마치 무언가를 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기사를 쓰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퇴임한 문 전 대통령이 여전히 야권 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윤태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 실장은 문 전 대통령을 '민주당 진영의 대주주'라고 표현했다.
윤 실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재명 대표의 영향력, 네트워크망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네트워크망을 비교해보면 하늘과 땅 차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2012년 총선 직전 정치를 시작한 이후 2016년, 2020년 총선 공천까지 강한 영향력을 끼쳤다며 "세 번의 총선, 현재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보면 문 전 대통령하고 인연이 없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가 리더십 위기를 맞고 있어 문 전 대통령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 실장은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한) 현 지도부로 뭉치는 구심력보다는 자꾸 바깥으로 시야를 돌리게 하는 원심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작용하게 한다"고 진단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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