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발표
순손실 적자폭은 크게 줄어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 방어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월트디즈니가 비용 절감을 통해 적자폭을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다. 다만 주력 사업인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 부문에서 구독자 수 감소가 이어지는 등 성장 동력을 잃고 있다는 실망감에 주가는 3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9일(현지시간) 월트디즈니는 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223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225억달러)에 부합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36억달러로,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33억달러)를 상회했다. 순손실은 4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14억1000만달러)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주력 사업인 OTT 부문에서 손실액이 5억1200만달러로, 전년동기(10억6000만달러)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이는 시장 예상치(7억5800만달러 손실)를 웃도는 것이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트디즈니의 구원투수로 재등판한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CEO)가 시행한 비용 절감 전략이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월트디즈니는 OTT 사업 부문의 손실이 누적되자 콘텐츠 제작을 축소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 올 초부터 직원 수 7000명가량 줄이는 것을 목표로 감원을 진행 중이며, 비용 절감을 위해 콘텐츠 예산을 55억달러 삭감하기로 했다.
디즈니플러스의 글로벌 구독자 수는 1억4610만명으로 전분기(1억5780만명) 대비 7.4% 감소했다. 인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리그인 ‘크리켓 리그’ 중계권을 상실한 것이 구독자 수 감소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안방 시장인 북미 내 구독자도 4600만명으로 전분기(4630만명) 대비 소폭의 이탈이 일어났다.
구독자 수 감소와 손실 만회를 위해 디즈니플러스의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이날 실적 발표 후 디즈니플러스는 오는 10월12일부터 광고가 없는 프리미엄 요금제 가격을 종전 11달러에서 14달러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훌루도 광고없는 요금제 가격을 종전대비 20% 올린 18달러로 책정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디즈니플러스가 가격인상에 나선 것은 수익성 방어 차원"이라며 "구독자 수 감소와 손실을 가격인상으로 만회하려는 기존 OTT 서비스들의 전략과 같다"고 설명했다. 디즈니플러스가 요금제 가격을 올린 것은 올 들어 이번이 두 번째다. OTT 후발주자인 디즈니플러스의 프리미엄 요금제 가격은 경쟁업체인 넷플릭스(15.50달러)나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맥스(16달러)와 비교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실적 자체는 월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OTT 부문에서 구독자 수 방어에 실패했다는 실망감에 주가는 빠지고 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월트디즈니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전장 대비 0.73% 하락한 87.4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는 낙폭을 확대해 한국시간 오전 5시23분 기준 1%대 하락 중이다.
올 들어 100달러 선이 무너진 주가는 낙폭을 키우며 3년 전 수준까지 추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호황기였던 2021년 3월 장중 200달러를 돌파했던 고점 대비로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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