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볼트' 결합 방식 앵글 선반 개발
최근 10년 동안 매출 급성장
중진공 '온라인수출 공동물류사업'으로 시장 개척
경기도 김포시에 있는 조립식 선반 제조·판매 기업 스피드랙의 매출은 최근 10년 동안 14배 증가했다. 1979년 영진앵글로 시작한 이 회사는 산업계에서 나름 30년 넘게 선반 제조 업체로 이름을 알리며 안정적으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매출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일은 없었다. 2012년까지만 해도 매출 44억원에 머물렀다. 그러다가 지난해 635억원까지 이른바 '퀀텀점프'를 했다. 비결은 연구개발(R&D)과 수출이었다. 민효기 대표에게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10일 민 대표는 "최우선은 고객 만족"이라며 "고객의 의견을 듣고, 그에 맞춰 향상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고객 만족을 가장 먼저 꼽은 이유는 회사의 체질을 바꾸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30년 이상 앵글 선반을 만들며 주목한 고객의 요구는 누구나 쉽게 조립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스피드랙이 수년의 연구 끝에 볼트와 너트로 결합하지 않고 손쉽게 조립하고 설치할 수 있는 앵글 선반을 개발해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한 이유다.
'무볼트' 결합 방식으로 누구나 조립할 수 있다는 장점은 비즈니스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기업 간 거래(B2B) 중심이던 판로를 소비자 대상(B2C)으로 확대할 수 있게 했다. 베란다용 선반, 행거, 책상, 드레스룸 등으로 앵글을 활용하는 소비자 수요가 발생했고 이는 새로운 매출원이 됐다. 가능성을 확인하자 2018년 '스피드랙 와이어·체인지업', 2020년 '무볼트·저소음·핸디형 스피드랙', 2021년 '홈던트하우스' 등 새로운 제품군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을 확대했다.
스피드랙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동력은 수출이다. 북미를 타깃으로 시장 분석을 거쳐 조립이 간편하고 이동이 편리하다는 강점을 내세워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수출 판매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웠다. 그 결과 지난해 984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2020년 수출액이 104만 달러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년 만에 9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한 단계 더 점프해 2000만 달러의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시장 진출에는 난관도 있었다. 북미 지역 외 홍콩, 스페인 등 신규 시장 진출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물류비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신규 거래는 주문 수량이 적고 수출노선이 한정적인 탓에 판매가 대비 물류비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된 것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온라인수출 공동물류사업'이다. 스피드랙은 2021년부터 3년간 이 사업에 참여해 물류비 할인과 풀필먼트 이용료 지원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신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성과는 바로 실적으로 나타났다. 2022년까지 3개년 수출액 평균 증가율 215%를 달성했다. 대만, 스페인, 피지 등으로 수출 지역도 넓혔다. 민 대표는 "올해도 판매지역을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라며 "조립식 앵글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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