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경상수지 두 달 연속 흑자…수출보다 수입 준 '불황형 흑자'(종합)
상반기 24.4억달러 흑자…하반기 불확실성↑
우리나라 6월 경상수지가 58억7000만달러 흑자로 두 달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상품수지가 3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고, 해외에서 받은 배당이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든 '불황형 흑자'인 데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기대치를 밑돌고 IT경기 부진도 지속돼 하반기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경상수지는 58억7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4월 7억9000만달러 적자 이후 5월 19억3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선 이후 2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는 24억4000만달러 흑자로 적자위기를 벗어났다.
6월 경상수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상품수지가 39억8000만달러로 4월(5억8000만달러), 5월(18억2000만달러)에 이어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541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5억5000만달러(9.3%) 줄었다. 지난해 9월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한 뒤 10개월째 뒷걸음질 치고 있다. 승용차 수출액이 1년 전보다 60.7%나 급증하며 호조를 지속했으나 석유제품(-40.5%), 반도체(-28%), 화학공업제품(-12.8%)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수입은 501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6억9000달러(10.2%) 감소했다. 감소액과 감소율 모두 수출을 웃돌아 불황형 흑자 모습을 나타냈다. 한은은 "소비재 수입이 늘었으나 에너지 수입가격 하락 영향으로 원자재 등을 중심으로 줄어 4개월 연속 전년동월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는 26억1000만달러 적자로 9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던 5월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코로나19 방역이 풀리면서 해외여행객이 증가, 여행수지 적자가 12억8000만달러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운송수지는 전월 적자(3억5000만달러)에서 소폭 흑자(2000만달러)로 전환했다.
5월 14억2000만달러 증가하며 흑자로 돌아선 본원소득수지는 이번 달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48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해외 현지법인 등으로부터 배당이 늘면서 배당소득 수지 흑자 규모가 한 달 새 42억3000만달러 급증했다.
한은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은 "6월 경상수지는 서비스수지 적자폭 확대에도 불구하고 상품수지가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전월 대비 흑자 폭이 확대됐다"며 "경상수지는 5월 이후 개선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1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영향으로 흑자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축소됐으나 여러 기관에서 우려했던 것과 비교해서는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향후 경상수지 전망에 대해 신 국장은 "7월 하계 휴가로 인해 출국자수가 늘면서 서비스수지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상품수지의 경우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본원소득수지도 상향 조정돼 7월에도 흑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다만 하반기는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많아 연간 전망치인 240억달러 흑자 달성 여부는 아직 예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불안한 국제유가…더 오르면 경상수지 흔들= 상반기 경상수지가 적자 위기를 모면한 가운데 하반기 경상수지는 국제유가 동향, 중국 등 주요국 경제 회복 속도, IT경기 개선 시점에 좌우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경상수지는 수출이 계속 줄어드는 가운데, 수입이 더 감소하면서 겨우 흑자를 내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유가가 급등하면 수입 부담이 커져 경상수지와 물가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최근 3개월여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는 중이다. 지난 5월 초 배럴당 72.5달러까지 내려갔던 브렌트유는 줄곧 70달러 중후반에서 등락하다, 지난 6월 말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현재 86달러 안팎까지 올랐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역시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 많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확전 분위기를 보이는 상황에서,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조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미국과 유로존의 경기침체 우려가 약해지면서 석유 수요가 늘고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많아지는 분위기다. 경상수지가 두 달 연속 흑자를 나타낸 것은 지난해 폭등했던 국제유가가 올해 정상화되면서 수입액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7월 무역수지도 16억3000만달러로 집계됐지만 10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입이 더 많이 줄어서 나타난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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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글로벌 IT경기 부진으로 반도체 회복시점도 지연되는 상황"이라며 "하반기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큰 만큼 올해 경상수지가 전망치를 밑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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