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구매 비용과 차입금 상환 위해 증자 결의
LG에너지솔루션 대규모 증설에 레이저 노칭장비 수요 증가
이차전지 양극 레이저 노칭장비 업체 디이엔티가 늘어난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주주들을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최근 주가가 상승하면서 이사회 결의 당시 계획보다 많은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이엔티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신주 600만주를 발행한다. 신주 발행 예정가는 1만9790원으로, 총 1187억원을 조달한다.
디이엔티는 지난 6월21일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 안건을 결의했다. 당시 신주 발행 예정가는 1만4480원이었으나,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이차전지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하면서 1차 발행가도 올랐다. 최종 발행가는 오는 30일 확정하고, 구주주 대상 청약은 다음달 4일부터 5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한다.
2001년 출범한 디이엔티는 디스플레이 검사공정 장비를 생산하다가 2019년 레이저 노칭장비를 개발해 이차전지 시장에 진출했다. 전체 매출 가운데 이차전지 사업부 매출이 80~90%에 이른다.
노칭공정은 이차전지 조립공정 가운데 하나다. 레이저 노칭장비는 전극공정에서 완성한 롤 형태의 양극 및 음극을 자르는 기능을 한다. 기존 프레스 장비보다 속도, 수율, 유지비용 측면에서 강점을 보인다.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장비로 디이엔티는 국내에서 유일한 레이저 노칭장비 양산 업체다. 디이엔티는 LG에너지솔루션에 레이저 노칭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김재윤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노칭공정은 이차전지 전체 공정의 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며 "레이저 노칭은 양산적용을 시작하는 초기 단계로 경쟁 업체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극과 음극의 소재 특성 차이를 고려했을 때 양극이 음극보다 양산적용이 어렵다"며 "양극에 들어가는 알루미늄박은 음극에 들어가는 동박보다 반사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레이저 노칭장비를 공급하려면 이차전지 제조 업체의 성능 및 가동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주요 인증을 받고 품질조건을 통과하는 데 3년 정도가 걸린다. 신규 업체가 시장에 진입하기 전까지 디이엔티의 수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차전지 업체들은 수율 관리를 위해 레이저 노칭장비 도입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디이엔티는 북미 지역에서 대규모 증설을 계획 중인 LG에너지솔루션에 파우치형 양극 레이저 노칭장비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사업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디이엔티의 재무상태는 열악하다.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2020년 약 264억원에서 올해 1분기 약 846억원으로 늘었다. 장기간 당기순손실이 이어지면서 자본총계는 같은 기간 256억원에서 약 223억원으로 감소했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20년 말 102.8%에서 올해 1분기 말 380.2%로 277.4%포인트 상승했다.
장·단기 차입금 규모는 192억원에서 4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차전지 레이저 노칭장비를 개발하고 생산공장을 확보하기 위한 시설자금 등을 차입금으로 충당한 결과다. 차입금이 늘어나고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이자비용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 이자로 지급한 비용은 11억6000만원이었고, 올 1분기에는 5억4000만원을 지급했다.
디이엔티는 증자로 조달한 자금 가운데 277억원을 채무를 상환하는 데 사용한다. 차입금 가운데 70%가량을 상환하면서 재무구조 개선과 이자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나머지 자금 가운데 768억원은 원재료 구입비용으로 지출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등과 체결한 양극용 레이저 노칭장비 대규모 공급계약으로 수주물량이 급증하면서 대규모 운전자금이 필요해졌다. 원재료 구매비용과 별도로 143억원은 연구개발자금으로 배정했다. 고성능 노칭장비를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이차전지 제조업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전극공정 핵심 장비인 레이저 노칭장비 수주도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디이엔티 매출이 늘어나는 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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