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3월까지 추가 입찰 없이 운영
엔데믹 국내외 공항점 효과 극대화 방침
신라면세점이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면세점 계약 연장으로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시대 안정적인 '공항점 효과'를 보장받게 됐다. 지난 2분기 창이공항을 비롯한 글로벌 공항 면세점의 약진으로 '깜짝 영업이익'을 기록한 신라면세점은 하반기 인천국제공항점 오픈 효과를 더해 공항점 모멘텀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라면세점은 내년 3월 만료되는 창이공항 면세점 운영 계약을 4년 연장했다. 2014년부터 10년간 운영권을 갖고 있던 신라면세점은 이번 계약 연장으로 2028년 3월까지 추가 입찰 없이 운영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수년간 공항 면세점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는 점이 참작됐다. 창이공항과 신라면세점 간 신뢰 관계가 구축된 점도 계약 연장이 성사되는 데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국내를 포함,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3대 공항'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내건 신라면세점 입장에선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거점인 창이공항점에서 변수 없이 중장기 운영을 하게 됐다는 점에서 이번 계약 연장이 호재다. 신라면세점은 듀플렉스 매장을 갖춘 창이공항점의 구조적 강점과 화장품·향수 분야 세계 최대 규모 사업자라는 점 등을 앞세워 글로벌 공항 매출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호텔신라 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6% 증가했다. 시장 컨센서스(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이다. 면세점 영업이익이 432억원으로 192% 증가하면서 호실적을 이끌었다. 시내점 매출은 알선수수료 인하에 따른 중국 보따리상(따이궁) 수요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63% 줄었으나 엔데믹에 실수요가 많은 공항점 매출이 204% 급증한 영향이 컸다. 2분기 국내 공항 소매 고객 비중은 40%까지 늘었다. 싱가포르뿐 아니라 홍콩, 마카오 등 해외 면세점은 여행 수요 회복으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50억원가량 증가했다. 2분기 국내와 해외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약 5대 5로 추정됐다.
연결 매출은 8669억원으로 25.6% 감소했다. 면세점 매출이 7081억원으로 29.9% 줄어든 영향이다. 따이궁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수수료 인하 작업 영향을 받았다.
하반기부터는 인천국제공항발 추가 실적 개선도 기대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달부터 인천국제공항 제1, 2여객 터미널(T1, T2)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8907㎡(약 2700평) 규모 매장에서 400여개 브랜드를 선보인다. 신라면세점은 샤넬, 디올, 에스티로더, 설화수, 후 등의 향수·화장품 브랜드와 에르메스, 샤넬, 구찌, 생로랑 등 럭셔리 패션 브랜드, 발렌타인, 조니워커, KT&G, 정관장 등 주류·담배·식품 브랜드를 판매한다. 신라면세점은 듀플렉스 매장을 포함한 추가 매장 개편을 통해 내년 중 그랜드 오픈을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는 엔데믹 가속화로 국내외 공항 면세점 소매 고객 수요가 증가가 지속될 것이란 점이 신라면세점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홍콩과 마카오 공항의 회복 속도도 예상치를 웃돌고 있다"며 "3분기는 여름 성수기 시즌으로 국내에서도 내국인 해외여행 수요와 외국인 국내 방문 수요가 동시에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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