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투자규모 40억달러
전년 동기 대비 두배 이상 늘어
도쿄 사무실 공실률도 6% 그쳐
해외 투자자들이 일본 부동산 시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낮은 엔화 가치와 더불어 일본 은행(BOJ)이 장기간 초저금리 정책을 고수하면서 일본 부동산 시장이 저렴한 가격으로 자산을 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은 미국에서 사무용 건물을 매수하던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에서 발을 빼고 일본의 빌딩을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상업용 부동산의 투자 심리는 살아나고 있다. 글로벌종합 부동산 컨설팅 업체 JLL(존스랑라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본의 사무실 부동산 투자 규모는 4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투자 규모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해외 자본의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라살 자산운용의 경우 22억달러(2조 8006억원) 규모로 조성된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동산펀드의 60%를 일본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기로 했다. 싱가포르의 케플자산운용사도 일본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었다. 케플자산운용사는 지난해 11월 일본 긴자 인근의 상업용 빌딩을 인수했다. 홍콩의 투자회사인 가우캐피털파트너스는 향후 2년 동안 약 5000억엔(약 4조9113억원)을 부동산 시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도 미즈호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도쿄의 한 상업용 빌딩을 2억5000만달러에 매입했다.
초저금리와 엔화 가치 하락으로 부동산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해외 자금은 일본으로 향하고 있다. 유럽계 부동산 투자 회사 파트리치아 일본법인의 나카모토 카츠미 사장은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저금리로 부동산 구입시 차입 비용이 낮아져 이전보다 높은 투자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일본의 사무실은 공실률이 낮고 임대료가 높아 부동산 매입 시 거둘 수 있는 수익도 쏠쏠한 편이다. NLI리서치 연구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일본의 사무실 복귀율은 75%에 달한다.
반면 투자자들은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은 손실을 보면서까지 매각하고 있다. 라살 자산운용은 지난 2월 캘리포니아주 샌티아나의 빌딩을 50% 손실을 보고 매각했으며 미 연기금과 일부 부동산개발업체들도 헐값에 미국 사무실 빌딩들을 처분했다.
미국의 평균 사무실 복귀율은 50% 수준에 그쳐, 공실률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사무실 공실률은 32%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집계한 미국 사무실 공실률이 19%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몇개월 사이 빈 건물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본의 둔화한 경제 성장률과 인구 감소 현상을 고려할 때 해외 자본의 일본 상륙이 큰 수익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WSJ은 "일부 투자자들은 일본에 다시 재택근무 트렌드가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며 "인구감소와 전반적인 느린 경제 성장으로 일본 시장이 큰 수익을 가져다주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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