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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열풍 부작용, 美 서부지역 물부족 심화…냉각수 수요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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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데이터센터, 물사용 20% 급증
빅테크 몰린 美서부, 기후변화 가뭄 겹쳐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 증설이 잇따르면서 미국 서부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이 심각한 물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인해 가뜩이나 가뭄이 심한 미국 서부지역에서 데이터센터들의 냉각수 수요 폭증으로 물부족 현상이 더욱 악화되면서 지역민들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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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구글은 전날 발표한 '2023 환경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회사의 물 사용량이 56억갤런으로 전년대비 20%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서부 지역의 골프장 37개가 연간으로 사용하는 물과 맞먹는 규모로 사람으로 치면 100만명이 한달동안 2리터(ℓ)씩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물 사용량 급증의 주요 원인은 데이터센터의 냉각수 수요 폭증으로 지적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냉각수로 사용된 물의 양만 52억갤런으로 전체 물 사용량의 93%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개발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냉각수가 필요하다. 데이터센터 서버가 가동되는 과정에서 많은 열이 발생하는데, 이를 계속 물로 식혀주지 않으면 서버가 과열돼 고장나거나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경우 하루에 100만~500만 갤런의 물을 소비한다.


문제는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앞으로 더욱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부동산 자문회사 CBRE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주요 시장에서 구축하려는 데이터센터 개발 계획 규모는 7242메가와트(㎿)로 2020년 말 대비 158% 증가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를 겪으며 온라인 쇼핑, 줌 회의, 스트리밍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대 등이 데이터센터 사용을 부추겼다고 CBRE는 보고 있다.

특히 올해 AI 붐이 일면서 데이터센터 수요는 더욱 빠르게 늘고 있다.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면 그만큼 냉각수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샤오레이 렌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구글의 지난해 데이터센터 물 사용량 증가 규모가 AI로 인해 구글의 컴퓨팅 용량이 증가한 것과 거의 일치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글뿐 아니라 여러 빅테크 기업이 엄청난 양의 물을 확보해 냉각수로 사용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의 경우 2021년 데이터센터에 13억3000만갤런의 물을 투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다른 빅테크 기업도 데이터센터 확장에 나선 상태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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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빅테크 기업이 집중된 미국 서부 지역에 데이터센터가 구축돼 있는데 이 지역이 기존에도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어와 물 부족 문제가 더욱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미국에만 데이터센터가 2600개(전 세계의 33%) 있고 그 중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147개, 로스앤젤레스 139개 등 캘리포니아 지역에만 300개 가까운 데이터센터가 있다. 캘리포니아 옆 애리조나에도 구글, MS, 메타 등의 데이터센터가 있다.


랜던 마스턴 버지니아공대 교수는 지난 4월 워싱턴포스트(WP)에 "미 서부지역이 얼마나 물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빅테크 기업들은 물 부족 사태 해결을 위한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구글은 환경 보고서를 통해 지역에서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것을 이해하고 있으며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구글은 2030년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물의 120% 수준을 다시 보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현 수준은 지난해 기준 6%에 불과하다.


물 부족 사태가 심각해질수록 빅테크 기업은 현지 지역 사회와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으로 보면 대기업의 데이터센터를 확보하는 것이 일자리 창출이나 투자 확대 등으로 연결돼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나 현지 지역 주민의 식수나 농업용수 등에는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관련 법적 분쟁도 앞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구글은 미국 오리건주 더댈러스에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사용하는 물 사용량 정보 공개와 관련한 법적 분쟁에도 시달린 적 있다. 한 지역 매체가 댈러스시에 구글의 물 사용량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는데 시가 이를 공개할 수 없다고 해 13개월간 소송이 진행됐고, 결국 시가 이를 포기하면서 정보를 공개하며 사안이 마무리됐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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