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술 생활 곳곳 파고 들어
서초구청 OK민원센터 민원안내 로봇 '행복이'
성동구, 연내 민원 처리 안내 로봇 설치
고령층 돌봄 로봇 속속 보편화
#지하철 3호선 양재역 12번 출구에서 도보 30초 거리. 서울 25개 구청 중에서도 초역세권을 자랑하는 서초구청 OK민원센터(원스톱 민원실)에 들어서자 인공지능(AI) 민원안내 로봇 ‘행복이’가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아직 민원인과 ‘아이컨택’을 하거나 일대일 응대를 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서초구가 한 달여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지난주 문을 연 OK 민원센터의 마스코트로 자리잡은 것이다.
24일 서초구청에서 만난 AI민원안내 로봇 행복이는 민원창구를 자율주행하며 민원인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서초구 민원센터는 1076㎡의 작지 않은 규모로 주민등록 등초본, 각종 인허가 등의 민원을 한 곳에서 처리하는 곳이다.
로봇, AI 등 세상을 바꿀 혁신 기술이 지방자치단체 민원 처리와 서비스에도 도입돼 우리 생활 곳곳에 파고들고 있다. 첨단산업 발전에 따라 민원 행정에도 적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성동구는 청사 내부와 민원 처리를 안내할 수 있는 로봇을 이르면 올해 말까지 도입해 첨단기술을 활용한 행정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성동구가 계획하는 로봇은 민원인과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수준이다. 구는 다음 달까지 로봇 개발을 마치고 9월 중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로봇 공급과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민간 업체와 협업하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분야는 돌봄이다. 고령인구 증가와 취약계층 복지 차원에서 도입이 늘고 있다. 도봉구는 지난 4월 돌봄 로봇 ‘다솜’이를 우울감, 고독감이 높은 홀몸 어르신 가구 40곳에 보급하면서 스마트 돌봄 시범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다솜이는 기본적인 대화가 가능한 말벗 기능, 약 먹을 시간을 알려주는 복약 알람 기능, 음악·영상 등 각종 콘텐츠를 재생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로봇에는 비상시 응급 호출 기능이 내장돼 있다. 어르신에 대한 위험신호가 감지되거나 "도와줘", "살려줘"와 같은 도움을 요청하면 보호자나 관제 센터에 연결된다. 종로구 역시 인공지능 반려로봇을 통해 홀몸 어르신을 돌보기 시작했고, 관악구는 80세 이상 독거 어르신 가구 54곳에 위급 상황 발생 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AI 돌봄 로봇 ‘키미’를 지원했다.
양천구는 페트병을 투입하면 포인트를 적립해 현금으로 돌려주는 투명페트병 AI수거로봇 15대를 유동 인구가 많은 파리공원과 신월5·신정6동 주민센터 등 13곳에서 지난달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장치는 인공지능 기술이 탑재된 무인로봇이 투명페트병을 자동으로 선별해 수거하고, 페트병의 개수만큼 포인트 방식의 현금으로 돌려준다. 단 라벨이 제거된 투명페트병만 넣어야 한다.
하수관 폐쇄회로(CC)TV 로봇으로 하수도 배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지자체도 있다. 관악구는 이번 장마가 오기 전에 CCTV 로봇을 이용해 관할 지역 하수시설을 정비했다.
그렇다고 로봇 사랑이 지자체에서만 유별난 건 아니다. 돌봄이나 민원 서비스 분야의 로봇 활용은 이미 민간기업에선 보편화되고 있고, 지자체의 관련 서비스 도입도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서울시는 지난 23일 로봇산업 육성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올해부터 2026년까지 4년간 총 2029억원을 예산을 투입해 로봇 서비스 대중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돌봄로봇, 이송로봇, 순찰로봇, 소셜로봇 도입 등을 비롯해 로봇 기업 육성 정책 내용까지 담겨 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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