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판 3만원 육박하는 피자, 인도에선 '750원'

인도 도미노피자, 49루피 피자 판매 개시
인플레에 고객 이탈…길거리 음식과 경쟁
"토핑도 없고…거친 껍질 같은 음식" 비판도

인도 도미노 피자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한 판에 750원짜리 피자를 내놨다.

인플레이션에 '750원 피자' 등장…"고객 잡아라"

인도 도미노 피자 매장에 '49루피(약 750원) 피자'가 게시됐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도미노 피자는 인도에서 '49루피(약 750원) 피자'를 판매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인도를 휩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고객이 값싼 길거리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등의 일이 늘어나고 있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고육책을 펼친 것이다.

사메르 케타팔 인도 도미노피자 최고경영자(CEO)는 "물가가 올라 고객들이 외식을 덜 하게 됐다"며 "수익을 일부 포기하고 고객 이탈을 막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도의 물가 상승으로 고객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면서 도미노피자는 올해 1분기 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0% 감소했다.

기존에도 도미노피자는 59루피(약 900원) 피자를 팔고 있었지만, 계속되는 위기감에 지난 2월 49루피 피자를 내놨다.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인도 도미노피자는 미국 다음으로 사업 규모가 크며 인도의 피자헛, 버거킹 등 경쟁업체도 가격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인도는 길거리 음식 문화가 발달해 10루피(약 150원)면 간단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이에 불경기 등에는 비싼 메뉴를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인도 패스트푸드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인도의 패스트푸드 시장은 현재 50억 달러 수준에 그친다. 미국(3410억 달러)과 중국(1370억 달러)에 비교하면 적은 수치다.

그러나 인도 인구가 중국을 추월해 약 14억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패스트푸드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남아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2027년까지 인도 패스트푸드 시장이 매년 15% 성장할 전망이다.

'뚜껑 없는 상자'에 토핑도 줄어…일각에선 비판도

인도 도미노피자 직원이 뚜껑 없는 박스에 '750원 피자'를 포장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750원 피자를 제공하기 위해 도미노피자는 여러 방면으로 가격 절감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도미노피자는 가게에서 포장해 가는 고객에게 뚜껑 없는 피자 박스를 제공하고 있다. 피자 한 판당 약 75원이 절약되는 셈이다. 하지만 고객의 63%가 포장 고객이기 때문에 비용 절감에 큰 도움이 됐다.

치즈와 토마토 양도 줄였다. 지난 5월 기준 인도 내 치즈 가격은 지난해 대비 40% 증가했고, 닭고기와 종이 박스 가격은 30% 올랐다. 최근에는 '몬순(강우를 동반한 계절풍) 폭우'로 침수 피해와 갖가지 농산물의 작황이 나빠져 토마토 가격이 불과 몇주 사이 400% 이상 폭증했다.

다만 해당 정책들에 일부 고객은 '거친 껍질 같은 피자'라는 등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