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다 계열사, 채무 상환도 어려운 상태
정부는 여전히 대책 마련에 소극적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관련 기업들이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는 채무를 제때 갚지 못해 생존 위기에 놓였다.
18일 중국 경제전문 매체인 제일재경에 따르면 이날 현재 상하이 및 선전 A주 상장 부동산 기업 113개 가운데 67개가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그중 42개의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7개 수준이던 흑자 기업은 올해 25개로 쪼그라들었다.
42개 기업의 적자 규모는 총 257억위안(약 4조5234억원)에 달하며, 그중 8개 기업의 적자는 각각 10억위안을 초과했다. 국영 부동산 개발기업인 OCT 등 15개 기업은 올해 상반기에 처음으로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OCT 측은 "부동산 시장 환경과 회사 프로젝트의 이월 구조 변경 등에 따라 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른 기업들도 관계사 손실에 따른 투자수익 감소, 기타수익 감소, 금융비용 증가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날 현재 9개 기업은 당국으로부터 위험경고주로 지정됐다. 그중 5개 기업은 상장폐지 경고주, 4개 기업은 기타 위험경고주로 분류됐다. 해당 기업은 슈위안, 오션와이드, 지아카이, 신리앤, 송더우, 통다, 시마오, 선샤인시티, 타이허 등이다. 이들 기업 가운데 슈위안을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 상태다. 특히 오션와이드의 경우 적자 규모가 지난해 20억8600만위안에서 42억~55억위안(추정)으로 급증했다.
일부 기업들은 채무를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형 개발업체인 다롄완다그룹의 핵심 계열사 다롄완다 상업관리집단은 오는 23일 만기인 채권 4억 달러(약 5058억원) 가운데 최소 2억달러가 부족한 상태라고 채권단에 밝혔다. 완다그룹은 중국의 부동산 경기 둔화 속에 역외 하이일드(고수익) 채권 시장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개발업체로 꼽혀왔다.
이에 앞서 헝다그룹은 2021∼2022년 2년간 손실액 합계가 5819억위안에 이르고 지난해 기준 총부채가 2조4400억위안이라고 밝혔다. 정부 지원을 받는 개발업체 위안양그룹은 정부와 관련 있는 채권단 덕분에 채무 상환 이슈를 피해 왔지만, 이날 상환 불확실성을 이유로 4% 금리인 위안화 채권의 거래를 중단했고 홍콩 증시에서 주가가 장중 11% 이상 빠지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투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루크로르 애널리틱스의 찰스 맥거래거는 "완다가 7월 만기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면 중국 하이일드 부동산채권 시장의 또 다른 파멸 원인이 될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이 이들 채권 보유를 꺼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부동산 부양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3%에 그쳤고, 6월 청년(16~24세) 실업률이 21.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경기 침체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소비 확대를 위한 자동차·가전 등 내구재 구매 지원책을 내놨을 뿐, 부동산 시장 개선을 위한 대책은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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