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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160km' 광속구도 두들겨 맞는 이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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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원숭이 실험 통해
사전예측-감각운동 기전 밝혀
'동체 시력' 원리 알아냈다

미국 메이저리그 투수의 평균 구속은 150km/h를 훌쩍 넘는다. 가장 빠른 축인 오타니 쇼헤이는 160km/h도 우습다. 사람의 눈에는 번개가 번쩍이는 순간 지나간다. 그런데도 타자들은 잘도 홈런과 안타를 때려낸다. 도대체 그 비결은 뭘까? 국내 연구진이 인간과 유사한 원숭이의 뇌가 동작하는 원리를 연구해 이유를 밝혀냈다. 인간을 비롯한 영장류들은 사전 예측을 통해 감각 운동을 향상시킬 수 있다. 운동가들이 얘기하는 이른바 '동체 시력'의 실체를 파악해 낸 것이다.


자료사진. 역투하는 오타니
    (도쿄=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1라운드 일본과 중국의 경기.
    일본 오타니가 역투하고 있다. 2023.3.9
    hama@yna.co.kr
(끝)

자료사진. 역투하는 오타니 (도쿄=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1라운드 일본과 중국의 경기. 일본 오타니가 역투하고 있다. 2023.3.9 ha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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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이준열 뇌과학 이미징연구단 연구위원(성균관대 교수) 연구팀이 영장류 행동 실험과 신경세포 활동 측정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전 경험지식에 의한 예측이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대뇌피질 감각영역을 조절해 감각운동(Sensorimotor) 능력을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동물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가기 위해 다양한 감각 정보를 활용한다.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는 주로 눈을 통해 얻은 시각 정보에 의존한다. 우리 뇌는 시각 정보가 정확하지 않거나 제한적인 경우에도 시각정보과 과거의 경험 지식에 기반한 예측정보를 통합해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의 통합과 처리가 뇌의 어느 영역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영장류 행동 실험과 신경세포 활동 측정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전 경험지식에 의한 예측이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대뇌피질 감각영역을 조절해 감각 운동(Sensorimotor) 능력을 높인다는 사실을 밝혔다. 감각 운동이란 외부감각 자극에 반응하여 신속하고 정확하게 운동하는 능력을 말한다. 예컨대, 우리가 움직이는 물체를 눈으로 좇을 때, 눈으로 받아들인 움직이는 물체에 대한 방향과 속도 등의 시각 정보를 뇌에서 처리하여 안구의 운동을 조절하게 된다.


붉은털원숭이가 움직이는 시각 자극물을 눈으로 좇는 추적안구운동 과제를 하는 동안 시선추적장치와 전극을 이용해 눈의 움직임과 대뇌 외측시각피질(Middle temporal visual area) 신경세포들의 활동을 측정했다. 원숭이에게는 원형의 구역 안에 임의로 점이 찍히는 무작위 점 키네마토그램이 시각 자극물로 제시되고, 원숭이는 시각 자극물의 중심에 시선을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눈에 잘 보이는 고휘도의 시각 자극물과 그렇지 않은 저휘도의 자극물이 제시되는 경우, 시각 자극물의 이동 방향이 유사해 예측이 가능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누어 실험을 수행했다. 연구진은 이렇게 얻은 데이터를 컴퓨터 시뮬레이션 및 머신러닝, 뉴럴 디코딩 등의 기술로 분석해, 시각 피질 영역에서 예측정보와 감각 정보가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수리적?정량적으로 분석했다.

사전 예측의 신경활성 조절이 안구추적운동에 미치는 영향. 그림출처=IBS 제공

사전 예측의 신경활성 조절이 안구추적운동에 미치는 영향. 그림출처=I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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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실험 결과 원숭이가 시각 자극물이 잘 보이지 않더라도 이전 실험 경험을 통해 이동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경우에는 추적안구운동의 편차가 적었으나, 이전 경험을 통해서도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에는 그 편차가 컸다. 이는 감각 정보가 확실하지 않을 때, 사전 경험지식을 활용하여 행동의 정밀성이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외측시각피질 세포들의 신경 활성이 나타내는 자극의 운동 방향을 추정해 실제 추적안구운동 방향과 비교한 결과, 추정 방향과 실제 추적안구운동 방향의 편차가 유사한 것을 확인했다. 행동 실험 결과와 마찬가지로 시각 자극물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에만 사전 예측에 의해 외측 시각 피질 세포들의 방향 선택성이 안구운동의 추적 방향을 더 잘 처리하도록 조절되는 것이 관찰됐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외측시각피질 세포들의 활성 패턴이 시각 자극물의 방향에 대한 예측도 표상할 수 있으며, 이것이 안구 운동의 정밀성과 연관되어 있음을 밝혔다. 기존에는 예측은 전두엽에서 수행되고 감각 정보는 시각피질에서 처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로 대뇌 외측시각피질이 환경으로부터 얻은 감각 정보를 단순히 신경 신호로 전달하는 영역이 아니라, 사전 지식 및 예측에 의해서 동일 감각 정보를 다르게 해석하여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뇌 영역이라는 것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대뇌피질의 감각 영역이 사전 정보를 이용해 어떻게 감각 운동 행동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알수 잇었다"면서 "감각 운동 정보처리의 신경 기전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감각 운동 및 인지기능 장애 치료 연구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자매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이달 7일 온라인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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