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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잡中企]②반도체 공정 핵심 부품 국산화, 경쟁력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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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술로 질량 유량 관련 토털 솔루션 개발 엠케이피
수입 의존 MFC 국산화…日과 대등 기술력 갖춰

반도체를 만드는 공정에선 기체나 액체를 정밀하게 공급하는 것이 필수다. 예를 들어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패널을 만들 때 가스를 사용하는데 온도와 압력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질량을 측정해 제어해야 한다. 이를 위한 부품을 '질량 유량 제어기(MFC)'라고 한다. 미세한 오차도 제품의 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반도체 공정에서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엠케이피는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이 부품을 국산화한 회사다. 경기도 화성시의 엠케이피 본사에는 제조 캠퍼스(공장)와 연구소가 함께 자리 잡고 있다.


13일 전석환 엠케이피 대표는 "기체와 액체 상태의 질량 유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며 "정확도, 응답속도, 반복성 등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 일본 회사와 동일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2016년 설립한 엠케이피는 독자 기술로 질량 유량 관련 토털 솔루션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구성원의 23%를 연구 인력으로 채웠다. 최근 5년간 매출의 5.7%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해왔다. 전 대표는 "부품 국산화율은 95%, 가공은 100% 국내서 한다"며 "미국, 일본 등 글로벌 경쟁사는 국내 연구개발 조직이 없어 대응이 느리고 절차가 복잡하지만 엠케이피는 고객별 최적화가 가능한 것이 경쟁력"이라고 했다.

전석환 엠케이피 대표가 질량 유량 실시간 제어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석환 엠케이피 대표가 질량 유량 실시간 제어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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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반도체 공정의 핵심 부품이다 보니 시장 진입 자체가 쉽지 않았다. 부품을 바꿔 자칫 불량이라도 발생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평가를 받는 데만 1~2년이 걸렸다. 전 대표는 "공정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검증을 통과해야 하는데 평가를 의뢰하기도 쉽지 않았다"고 했다. 엠케이피는 부품 교체 주기가 3~5년이기에 결국 기회가 올 것으로 믿고 기술 개발에 매진해 이 시장을 뚫었다. 전 대표는 "MFC는 반도체뿐만 디스플레이 등 다른 분야에서도 사용하고 이를 만드는 국내 회사는 몇 있지만,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하는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회사는 엠케이피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엠케이피는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2016년 7%에 불과하던 국내 시장 점유율을 현재 14%까지 끌어올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에 모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매출도 같은 기간 47억원에서 연평균 30% 이상 성장해 지난해 233억원을 기록했다. 목표는 2025년까지 매출 500억원, 국내 시장 점유율 50%를 달성하는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은 '사람'이라고 전 대표는 본다.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다. 엠케이피는 설립 당시 직원 수가 채 20명이 안 됐지만 지금은 100명 수준으로 늘었다. 직원들은 매 분기 모여서 회사의 경영 정보를 공유한다. 부서 간의 이해 돕기 위해 각 부서 목표와 실적까지 공개한다. '투명성'은 엠케이피가 직원들과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나가는 힘이 됐다. 팬데믹 이후 반도체 시장이 침체기를 겪는 등 시련도 있었지만 함께 극복하자는 취지에서 자체적으로 직원들에게 지원금을 8차까지 지급하기도 했다.

엠케이피 연구소 장비

엠케이피 연구소 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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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루고 있는 기술의 특성상 엠케이피에서 배워서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직원도 많다. 이 분야에서 인재를 키우는 사관학교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전 대표는 "대기업 못지않은 복지 제도를 만들려고 한다"며 "구성원들을 놓치지 않도록 내부적인 안정화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전 대표는 우리나라가 진정한 반도체 강국이 되기 위해선 부품과 장비의 국산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입만 고집할 게 아니라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얘기하지만 이를 만드는 장비는 수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소재·부품·장비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의 중요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화성=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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