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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불편 속출하는데…의견수렴 자문단 여전히 '비정기'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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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시행 후 환자·보호자들의 불편이 속출하고 있지만, 보건복지부가 각계 의견수렴을 위해 구성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자문단'은 여전히 비정기적으로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진료 법제화가 추진 중인 만큼 자문단 회의를 정례화해 제도 보완에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16일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열린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자문단' 간담회를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주재하고 있다.[사진제공=보건복지부]

지난달 16일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열린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자문단' 간담회를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주재하고 있다.[사진제공=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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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6일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자문단을 출범했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 방안에 대한 각계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자문단에는 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약사회 등 의약단체와 소비자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비대면진료 관련 산업계에서는 디지털헬스산업협회와 원격의료산업협의회가 자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자문단 출범 이후 지난달 21일 한 차례 실무회의를 개최한 것 외에는 별다른 논의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문단 참여자는 "실무회의 당시에도 추후 일정이나 계획 관련 이야기는 없었다"며 "전날(10일)까지 관련 내용으로 연락을 받은 것도 없다"고 전했다. 첫 실무회의 때도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 변화를 가져올 만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 반대로 복지부는 시범사업 지침 위반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며 의료기관과 약국, 플랫폼 업체에 시범사업 내용 및 계도기간에 대한 취지 안내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 대한 불편·불만은 이어지고 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가 지난달 30일부터 운영 중인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불편센터'에는 지난 5일까지 총 512건의 제보가 접수됐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으로 인해 겪은 불편을 토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충북 거주 30대 남성은 "지독한 기능성 위장장애로 몸무게 37㎏의 심한 저체중에 기흉까지 달고 사는데, 이런 몸으로 병원 한 번 갔다오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며 "거동이 힘든 환자도 많을 텐데 정말 심하게 아픈 환자들에게 비대면진료가 얼마나 절실한지 부디 헤아려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원도 거주 30대 남성 또한 "인구 15만 시골에 당연히 제대로 된 신경과·정신과가 없다. 마지막으로 다녔던 의료원에 해당과 선생님이 계셨는데 사직하셔서 과가 아예 사라졌다"며 "비대면진료로 한 의사 선생님과 5회 이상 꾸준히 진료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금지됐다. 약이 4알 남았는데 반차 쓰고 타지역으로 버스 타고 넘어가서 진료를 봐야 한다"고 고충을 전했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안 앱 내 공지.[사진제공=원격의료산업협의회]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안 앱 내 공지.[사진제공=원격의료산업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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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고충이 빗발쳤다. 충청도에 사는 40대 여성은 "아이 때문에 소아과 진료를 봐야 하는데 의사들이 무작정 진료 거부를 한다. 아이가 장애 등록이 돼 있는데도 3명의 의사가 확인도 하지 않고 취소했다"며 "다른 건 몰라도 소아과 같은 경우는 예전처럼 (비대면)진료를 받게 해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서울 거주 30대 여성은 "두 아이를 키우는데 한 아이가 아프면 둘 다 챙겨서 병원을 가야 한다. 안 아픈 아이도 전염될 위험이 있는데도 말이다"며 "서울에 살아도 동네에 걸어갈 거리에 소아과가 없다. 그나마 비대면진료 때는 조금이나마 기대했는데 이런 나라에서 아이 키우기 좋은 시절이 오기나 할까"라고 토로했다.

실제 원격의료산업협의회에 따르면 시범사업 이전 17%였던 의료진의 진료 취소율은 40%까지 치솟았고, 특히 소아청소년과 진료 요청 비율은 시범사업 전 19.3%였다가 최근 7.3%까지 줄었다. 이처럼 비대면진료에 대한 의료현장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어렵게 꾸린 자문단을 보다 활성화해 다양한 의견 청취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보건의료계와 업계 안팎에서 꾸준히 나온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불편센터를 통해 접수된 의견은 정부와 국회에 전달해 비대면진료 제도 개선 및 법제화 방향 수립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자문단이 실효성 있는 협의체로 작동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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