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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수출 타격은 옛말…美서 도요타 줄고 현대차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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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 환율 8년만에 900원선 아래로
과거엔 엔화 약세 韓 수출에 부정적
올 상반기 현대차그룹 美판매 4위 진입
도요타 美판매량↓, 혼다·닛산 5위권 밖으로
韓제품 상품 경쟁력 ↑ 환율 영향 미미

엔저 수출 타격은 옛말…美서 도요타 줄고 현대차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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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이 '엔저(円低·엔화 약세)' 영향에서 자유로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엔화 약세는 자동차 수출에 부정적 이슈였다. 하지만 수출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가 가격이 아닌 품질로 경쟁하면서 환율 영향이 미미해졌다.


11일 각 사 발표 자료를 보면 현대차 · 기아 는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전년 대비 17% 증가한 82만180대를 팔았다. 상반기 기준 첫 4위다.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올해는 연간으로도 사상 첫 4위를 달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같은 기간 도요타는 0.7% 감소한 103만8520대를 판매하며 2년 연속 상반기 판매 순위 1위 자리를 GM에 내줬다. 도요타가 하반기에 판매량을 만회하지 못한다면 미국에서 ‘11년 연속 연간 판매 1위’ 기록을 이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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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국산 자동차 수출도 줄어든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아베노믹스로 급격한 엔저 현상이 한창이던 2013년에는 엔화 가치가 1% 떨어지면 현대차 수출량이 0.96%(1만대) 감소한다는 분석도 있었다.


올해 상반기 원·엔 평균 재정환율은 100엔당 961.47원으로 2015년 하반기(954.92원)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5일엔 일일 종가 기준 897.29원으로 8년 만에 900원 선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국산 자동차 수출은 견조하다. 현대차·기아는 일본 브랜드와 직접적인 경합을 펼치는 미국 시장에서 올해 상반기 판매량 두 자릿수 증가를 달성했다. 미국 시장 톱5 업체 중에서 수입차 브랜드는 도요타와 현대차·기아가 유일하다. GM과 포드는 미국 브랜드이고, 스텔란티스도 산하에 일부 미국 브랜드가 포함돼있다.


아베노믹스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2012~2015년에는 급격한 엔화 가치 하락이 수출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2012~2015년 상반기 기준 미국에서 현대차·기아는 혼다, 닛산 등 일본 브랜드에 막혀 톱5에도 진입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같은 '엔저' 시기라도 한국차의 상품성과 브랜드 가치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차 시장에선 일본차를 압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미국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톱10에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가 포함됐다. 톱10에 두 개 이상의 차종을 올린 브랜드는 테슬라를 제외하면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일본차는 하나도 없다.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가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2012~2015년에는 달러 대비 엔화 약세, 원화는 강세 구간이라 원·엔 환율이 더욱 가파르게 내려왔다(원화 대비 엔화 약세). 최근엔 엔화·원화가 달러 대비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과거보다 엔화 약세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달러표시 수출 물가지수를 봐도 한국이 일본보다 경쟁 우위에 있다. 달러표시 수출 물가는 실제 미국 구매자들이 미국에서 수입 제품을 살 때 체감 가격을 나타낸 지표다. 2022년 이후 수출물가지수는 한국이 일본보다 더욱 가파르게 내려왔다. 일본이 엔화를 약세로 만들면서 수출 가격을 낮추려 애썼지만, 오히려 해외 시장에선 품질이 동등한 한국 제품이 더 싼 가격에 팔렸다는 얘기다.


자동차 주요 원자재인 알루미늄은 2022년 기준 t당 2703달러로 최근 2년 사이 58% 올랐다.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28% 떨어졌고 원화 가치는 16% 하락에 그쳤다. 일본 업체 입장에선 원자재 가격이 1.5배 오른데다 결제 통화인 달러까지 비싸진 것이다. 결국 이를 수출 가격에 반영해 미국 수출 차량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한국 업체도 원자재 가격 인상 타격은 받았지만 환율 영향은 일본보다 덜했다. 최근 2년 사이 일본보다 수출 가격을 낮게 가져갈 수 있었던 배경이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일본 업체들이 엔저로 가격 경쟁력을 얻던 시기는 지나갔다고 본다"며 "게다가 자동차 업종은 한국과 일본 업체의 수출 타깃 시장, 소비자층이 다르다 보니 엔화 가치 하락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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