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5개월째…신규주택 구매에 16조원
금리 4%대 동결…시중은행보다 경쟁력
한은 13일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 미칠 듯
올해 초부터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어온 특례보금자리론으로 집을 사는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처음에는 더 싼 금리로 갈아타려는 용도로 특례보금자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출시 5개월 만에 신규주택 구매 용도로 16조원에 달하는 대출이 나갔다. 지난 5월에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선 특례보금자리론이 가계대출 증가 원인으로 거론됐다. 이를 통해 은행권 신규대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례보금자리론 시행 초기에는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꾸는 대환대출이 많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정책이 신규대출로 이어지고 있다. 4월 들어 금융권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전환된 건 시장금리가 하락한 점도 영향을 미쳤지만 특례보금자리 영향이 크다."(5월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부동산 경기가 최대 변수
오는 13일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아시아경제가 지난 4~7일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 경제연구소 연구원 등 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국내 통화정책의 최대 변수로 '부동산 경기'(10명, 복수 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집값이 상승하고 가계대출이 늘어나면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권에선 부동산 대출 바로미터 중 하나로 특례보금자리를 꼽는다. 올해 공급 목표액만 39조6000억원이다. 1월 말 출시 이후 지금까지 약 28조2360억원이 풀렸다. 이 중 '신규주택 구입' 용도에 투입된 금액(15조9191억원)은 56.4%에 달했다. 대환대출을 위한 '기존대출 상환' 용도(10조1382억원)는 35.9%였다.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빌리는 '임차보증금 반환' 용도(2조1787억원)는 7.7%를 차지했다.
3월 말만 해도 전체 신청액 중 '신규주택 구입'(46.0%)과 '기존대출 상환'(45.4%)의 비중이 엇비슷했다. 그사이 주택경기가 서서히 풀리자 신규주택 구입에 투입된 자금이 늘어난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를 두고 "주택구매 수요가 살아나는 것"이라며 "처음에는 대환 수요가 많았는데 최근 들어 신규주택 구매용도 신청이 훨씬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최근 은행권 금리가 오르며 특례보금자리 금리 조건도 상대적으로 좋아졌다. 7월 기준 우대형은 연 4.05%(10년)∼4.35%(50년), 일반형은 연 4.15%(10년)∼ 4.45%(50년)의 금리가 적용된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4~6%대, 고정금리가 4~5%대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속도도 빨라지는 중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6월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2454억원으로 전달(677조6122억원) 대비 6332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 5월 1년 5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두 달 연속 오른 것이다. 증가 폭도 5월(1431억원)보다 커졌다.
무엇보다 주담대 영향이 컸다. 6월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11조4007억원으로 전달(509조6762억원) 대비 1조7245억원 불어났다. 신용대출이 109조6731억원에서 108조9289억원으로 감소했는데도 주담대 증가분이 이를 상쇄하며 전체 가계대출은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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