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 "대회가 해킹 능력 키우는 역할"
전문가 "北 해킹 수준 최근 월등히 향상"
북한 대학생들이 전 세계 해커 1700명이 참석한 대회에서 상위권을 휩쓸었다.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은 지난 3일 홈페이지에 소속 대학생들이 지난 5월20일부터 27일 사이 미국에서 열린 해킹대회(May Circuits ’23)에서 800점 만점을 받아 1등을 차지했다고 알렸다.
이 대회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인도계 IT 기업 ‘해커어스’(HackerEarth)가 개최한 것으로, 전 세계 각국에서 1700여명이 참여했다.
대회 2등은 김일성종합대학 학생이, 3위는 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이 차지해 북한 대학생들이 금·은·동 메달을 모두 차지했다.
1, 3등뿐 아니라 4~6, 9, 21위를 배출한 김책공대는 홈페이지에 "이번 성과에 자만하지 않고 다음에는 더 큰 성과를 안아오기 위해 배가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자유아시아방송은 "미국 내 IT 전문가들은 이런 대회가 북한 학생들이 해킹 능력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북한 사이버 범죄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애니 픽슬러 사이버 및 기술혁신 센터장은 6일 “북한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해커를 양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가장 우수한 학생 중 일부가 글로벌 해킹 공격에 동원된다”고 밝혔다.
국제 사이버보안업체인 카스퍼스키의 박성수 연구원도 “최근 라자루스(Lazarus), 스카크러프트(ScarCruft), 킴수키(Kimsuky) 같은 한국어 기반의 해킹 그룹의 수준이 몇 년 전보다 수준이 월등히 향상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이 사용하는 툴(Tool)이나 악성코드도 상당히 정교해졌으며, IT 환경 변화에 맞게 다양한 공격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커어스 대회 상위 수상자 3명에게는 총 225달러 상당의 상품권이 수여되지만 북한 학생들이 이를 실제 수령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미 자유아시아방송은 전했다.
북한은 지난달 네이버와 같은 국내 포털사이트를 실시간으로 복제한 피싱 사이트로 해킹을 시도했다. 국정원은 개인정보 탈취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사이트 외관만으로는 구분하기가 어렵게 공격 수법을 다변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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