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배송업체인 UPS 노사 간 임금협상이 결렬되면서 파업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UPS와 운송노조 팀스터즈가 독립기념일 연휴까지 마라톤협상을 이어왔으나 상대방이 먼저 포기했다고 서로를 비난하는 것으로 끝났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팀스터즈는 성명서를 통해 "UPS는 오전 4시경 (노조의) 요구사항에 못 미치는,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제시한 후 협상장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러한 제안은 노조 교섭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부결됐다.
팀스터즈를 이끄는 션 오브라이언은 "UPS는 선택의 여지가 있었지만 분명 잘못된 길을 택했다"고 사측에 책임을 물었다. 팀스터즈는 화물차 운전자와 배송물 처리·적하 담당 등 UPS 노동자의 절반 이상인 약 34만명을 대표하는 조직이다. 이미 조합원들은 지난달 압도적인 찬성표를 통해 기한 내 협상을 타결하지 못할 경우 파업 돌입을 승인한 상태다.
반면 사측은 아직 협상 타결까지 한달가량의 시한이 남았음에도 노조가 먼저 협상을 중단했다는 입장이다. UPS 또한 별도의 성명을 통해 "UPS가 업계 최고 수준보다 높은 역사적인 제안을 했는데도 팀스터즈가 협상을 중단했다"면서 "우리는 물러나지 않았다. 노조는 테이블 위에 남아있을 책임이 있다"고 복귀를 촉구했다.
이날 현재 노사간 새로운 협상 계획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WP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타결돼야 하는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임금인상을 비롯한 보상 문제 외에도 정규직 일자리 창출, 저임금 배송 기사에 대한 의존도 등이 이번 협상의 쟁점으로 꼽힌다. 노조는 사측의 제안에 포함된 임금 인상안이 시간제 근로자들의 생활비에 미치지 못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다만 새 차량에 에어컨을 장착하고 운전자를 감시하는 카메라 설치를 금지하는 안 등 몇 가지 사항에는 잠정 합의했다.
특히 이번 협상 결렬은 UPS가 매출 감소, 주력 사업의 경쟁 심화 등 어려운 환경에 직면한 가운데 이뤄졌다. UPS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6% 감소한 229억달러, 영업이익은 21.8% 줄어든 25억달러를 기록했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대대적인 여파가 우려된다. UPS의 파업은 1997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15일 동안 진행된 파업으로 8억5000만달러 손실을 기록했었다. WP는 "미 최대 배송업체인 UPS의 파업은 전국 각지의 상품, 원자재 운송 차질로 이어져 경제에 심각한 여파를 미칠 것"이라며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약 6%가 UPS를 통해 이동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협상 결렬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뉴욕증시에서 UPS의 주가는 전장 대비 1.59% 떨어진 주당 180.85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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