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이엔지 가 강세다. 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는 소식이 주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전고체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에, 화재 위험이 없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제품이다.
3일 오전 9시58분 신성이엔지는 전 거래일 대비 15.63% 오른 2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IT 전문 매체는 삼성SDI가 경기도 수원시 삼성SDI 연구소 내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인 일명 'S라인'을 이달부터 가동하고 샘플 생산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배터리 3사 가운데 유일하게 1조원이 넘는 금액(1조764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도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은 무음극(Anode-less) 기술로 초기 상태에는 음극재가 없다가 충전 시 음극이 생겨나는 구조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신규 공법 등을 시험한 뒤 2027년부터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겠다는 목표다.
신성이엔지 주력 사업은 클린룸이다. 클린룸은 먼지 등 외부 이물질(파티클) 유입을 막고 온도, 습도, 압력 등을 미세 제어하는 공간으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공장 등에 설치된다. 신성이엔지는 클린룸 설치는 물론 안에서 쓰이는 팬필터유닛(FFU) 등 공기 청정 설비를 생산 및 판매한다. 신성이엔지는 삼성SDI 등 고객 요청으로 드라이룸 사업에 뛰어들어 3~4년 전부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신성이엔지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반도체 클린룸 및 이차전지 드라이룸 설비를 제조하는 클린환경(CE)사업부문의 매출은 101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0% 이상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글로벌 배터리 기업이 미국, 유럽, 동남아 등지에 설비투자를 늘려감에 따라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이차전지 드라이룸 수주가 증가했다. 해외사업부문 매출은 4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늘었다. 신성이엔지는 글로벌 투자 확대 추세에 맞춰 신규 투자가 예상되는 국가에 해외법인 추가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백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성이엔지는 이차전지 드라이룸 매출을 통해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며 "드라이룸은 상대습도 10% 이하, 노점온도 -10°C 이하의 저습한 조건을 갖는 공간으로 이차전지 투자에 따른 드라이룸 수요 증가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터리 제조 공정뿐만 아니라 동박, 전해질, 분리막 등 소재 생산에도 필요하다"며 "제조 공정에서 수분은 리튬과 전지액과 반응해 수율을 떨어트린다"고 덧붙였다.
국내 드라이룸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는 신성이엔지는 전고체 배터리 라인에 도입될 ‘슈퍼 드라이룸’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슈퍼 드라이룸은 기존보다 엄격한 기준에서 만들어진 드라이룸으로, 영하 70도 이하의 노점(이슬이 맺히는 온도)이 구축돼야 한다. 신성이엔지는 노점을 70도로 낮추는 기술을 확보하는 등 전고체 배터리 제작에 적합한 환경을 구현했다. 최근 에너지를 절감하면서 초저습 공기를 만들 수 있는 냉각 제습시스템을 개발해 특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전고체 드라이룸 제작기술을 고도화해 드라이룸의 운용 효율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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