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후 검찰 떠나 2000년 정읍서 개업
경찰 "타살 정황 없다"…사망 원인 조사 중
1997년 '이태원 살인사건'의 담당 검사였던 현직 변호사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5시께 전북 정읍시의 한 상가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이태원 살인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 출신으로, 사건 이후 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1997년 4월 서울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대학생이었던 고(故) 조중필씨(당시 22세)가 여러 차례 흉기에 찔려 무참하게 살해된 사건이다. 범행 용의자로는 미국 국적자인 당시 17세였던 아서 존 패터슨과 18세였던 에드워드 건 리가 지목됐다.
범행 직후 '패터슨이 범인이다'라는 제보가 있었고, 경찰과 미군범죄수사대 또한 흉기 주인인 패터슨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검찰은 패터슨이 아닌 리를 살인죄로 기소했다. 당시 검사였던 A씨는 172㎝인 패터슨이 176㎝가량인 피해자 조씨를 제압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키 180㎝, 몸무게 105㎏의 건장한 체구인 리가 범인이라는 논리를 폈다. 또 "리가 죽였다"는 패터슨의 진술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리는 1·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1998년 대법원에서는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후 검찰이 패터슨을 다시 법정에 세우기까지 무려 16년이 걸렸다. 패터슨은 A씨의 후임 검사가 착오로 출국 금지를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했다. 미국에서도 크고 작은 범죄를 저질렀던 그는 2015년 9월 범죄인 인도 협약에 따라 한국으로 송환돼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2017년 1월 패터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편 끝까지 리가 진범이라고 믿었던 A씨는 리의 무죄가 선고된 1년여 후인 2000년 검찰을 떠나 그 이듬해부터 전북지역에서 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이 사건의 진범 논란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여러 차례 다뤄졌으며,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경찰은 A씨 사망에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가족 등을 상대로 조사 중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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